경제·금융

[인터넷라이프] 공짜 봇물 통신시장 빅뱅 눈앞

2년 전 시스코의 존 챔버스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 공짜가 1년 앞당겨 지금 나타났다. 바로 「다이얼패드」(WWW.DIALPAD.CO.KR). 인터넷에 접속, PC로 시내·시외는 물론 미국에 전화를 걸어도 요금을 받지 않는 신종 서비스다.품질도 만족할 만한 수준. 잡음이 조금 나는 것을 빼고는 일반 전화와 큰 차이가 없다. 한국에서 미국과 통화할 때 0.5초 정도 전송 지연이 발생하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짜니까. 인터넷 무료전화는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라는 기술로 구현된다. VOIP는 인터넷 통신에 음성신호를 얹는 기술. 이를 이용하면 시외나 국제전화를 시내전화 요금으로 할 수 있다. 다이얼패드의 경우 미국에서 1분당 3센트의 접속료를 전화회사인 GTE에 지불한다. 그러나 다이얼패드는 이용자에게 이 접속료를 전가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짜다. 다이얼패드는 서비스 오픈 8일만에 55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자극받아 곧 다이얼패드 같은 무료 전화서비스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프로그램 「이야기」로 알려진 큰사람정보통신은 이르면 3월 프리웹텔(WWW.FREEWEBTEL.CO.KR)서비스를 실시한다. 큰사람은 이를 위해 한국통신과 제휴를 추진중이다. 넥스텔도 오픈팝닷컴(WWW.OPENPOP.COM)과 제휴, 폰투폰(전화에서 전화)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이얼패드를 개발한 새롬기술의 오상수 사장은 『올해 안에 미국에서만 10여개, 일본 등 통신선진국에서는 적어도 2~3개의 업체가 무료 인터넷폰 사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한다. 무료전화가 대중화된다는 얘기다. 이들 무료전화는 당장은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광고수입이 뒤따를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다. 전화 뿐만 아니다. 미국의 브로드밴드 디지털그룹이라는 회사는 최근 디지털가입자망(DSL)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나서 미국 시장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DSL은 일반 전화선보다 7배나 빠른 인터넷접속 서비스. 이와 비슷한 서비스가 우리 귀에 익은 ADSL. 하나로통신 등이 제공하는 ADSL이 매월 3만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브로드밴드의 공짜 DSL서비스는 파격적이다. 이들 무료서비스는 음성통신 빅뱅의 신호탄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측. 당장 요금인하 요구에 부닥치게 된다. 유료서비스는 퇴출당할 수도 있다. 하나로통신의 오갑석 사업팀 실장은 『1~2년 내 유료서비스는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전화회사가 이같은 변화를 달가와 할 리 없다. 그러나 공짜라는 달콤한 꿀맛을 본 소비자의 구미를 바꿀 수는 없는 일. 이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수 밖에 없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무료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다. 해결책은 컨텐츠에 있다. 전문가들은 기간 통신업체들이 컨텐츠를 제공하면서 광고 수입을 올리거나 이를 유료로 제공하는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또 쇼핑몰을 열어 이익을 남길 수도 있다. 한국통신의 「한미르」는 기간 통신업체가 인터넷접속서비스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사례. 컨텐츠를 유료로 제공하는 일은 당장은 어렵다. 그러나 영화나 비디오·디지털음악·게임·고급정보 등은 돈을 주고서라도 볼만 하다. 통신업체들이 최상의 모델로 여기는 통신 이용패턴의 변화는 이렇다. 가족 모두가 자사가 제공하는 인터넷접속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TV나 영화, 주식정보, 신문 등 컨텐츠를 함께 이용하는 것. 쇼핑몰을 방문해 물건도 산다. 이 모든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한다. 굳이 다른 인터넷사이트를 방문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게 통신회사들의 목표다. 물론 인터넷 접속서비스와 전화는 공짜. 돈은 컨텐츠에서 벌면 된다. 광고도 짭짤한 수익원이다. TV는 누구든지 공짜로 보지만 방송국은 날로 번창한다. 통신업체들은 방송국처럼 되고자 하는 것이다. 수익원은 또 있다. 네트워크를 임대해주고 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그동안 투자해온 네트워크는 신규업체들이 넘볼 수 없는 인프라다. 예를 들어 AT&T 등 미국의 대형 통신회사들은 45MBPS급의 태평양 횡단 선로를 빌려주면서 이용업체로부터 매달 3억5,000만원씩을 받는다. 변화가 순탄할 것 같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인수합병(M&A)이나 제휴, 퇴출 등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이 이를 말해준다. 여기에 우수한 컨텐츠를 확보하려는 업체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후발 업체가 업계 선두업체를 따라 잡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마케팅이 기술보다 더 큰 장벽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선두업체가 되려는 각축전이 불가피해진다. 결국엔 대형 업체만 살아 남는다. 오상수 새롬기술 사장은 『무료 인터넷폰 시장에 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6개월은 후발업체를 따돌리는데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문병도기자D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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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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