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EU FTA 1차협상 종료] 협상 기본틀 마련 "산뜻한 출발"

공산품 관세 협정발효 10년내 철폐합의<br>서비스부문 개방방식은 최대 이슈 예고<br>7월16일 2차협상부터 쟁점 표면화될듯


11일 끝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은 순항으로 마감하며 ‘좋은 출발’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서비스시장 개방 문제는 쉽게 풀릴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앞으로 가장 큰 이슈로 등장할 것 같다. 지적재산권 분야 역시 협상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협상 기본틀 마련… 산뜻한 출발=양국 협상단은 닷새간의 협상을 통해 공산품 관세를 협정 발효 10년 내에 철폐하는 원칙에 합의했다. 관세양허 방식은 즉시 철폐와 3년 내 철폐, 5년 내 철폐로 단순화하기로 하고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철폐기간을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전체 상품의 관세철폐 수준을 액수와 품목 모두에서 최소 95%선 이상으로 한다는 데도 의견일치를 봤다. 5%가 빠진 것은 양측이 농산물 등의 민감성을 상호 인정하기로 한 데 따른 것으로 앞으로 협상이 빠르게 진척될 것임을 예고한다. 또 양측은 위생ㆍ검역 분야에서 쇠고기 광우병 문제와 같은 통상현안은 협상에서 제외하고 노동ㆍ환경 분야 역시 교역과 관련된 문제로만 의제를 한정하기로 했다. 한미 FTA 협상에서 쟁점이 됐던 투자자-국가 소송제(ISD)도 한ㆍEU FTA 협상에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양측은 상품 양허안을 2차 협상 전인 오는 6월 말 교환하기로 해 협상속도 면에서도 한미 FTA 협상보다 훨씬 빠른 모습을 보여줬다. ◇서비스시장 개방 놓고 충돌=서비스 부문은 개방방식을 놓고 초반부터 양측간 기싸움이 팽팽했다.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각국의 이해관계를 반영해야 하는 EU는 개방에 포함될 분야를 열거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시장을 열자고 주장한 반면 우리 측은 한미 FTA 협상처럼 개방하지 않는 분야를 적시한 뒤 나머지 부문은 모두 개방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요구했다. 또 EU는 우체국 민영화를 전제로 한 택배시장 개방을 요구해 우리 측과 큰 차이를 보였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우편 분야는 현재 국가 독점사업으로 민영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미국 수준의 특송업무 영업범위 확대를 들어주고 우리 측이 얻을 것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교육ㆍ의료 시장 개방에 대해 EU 측은 처음부터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서비스의 국경간 거래나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둘러싼 이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EU의 수도ㆍ전력 등 공공서비스 부문의 경쟁력도 막강해 향후 이 부문에 대한 개방 공세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투자와 서비스 부문이 한ㆍEU FTA 협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혜국대우 원칙에 따라 EU에 개방한 시장은 미국에도 자동으로 개방된다”며 “한미 FTA와 한ㆍEU FTA의 시장 개방 수준을 최대한 겹치도록 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진검승부는 2차 협상부터=양측 협상단의 본격적인 대결은 7월16∼20일 EU본부가 위치한 브뤼셀에서 열리는 2차 협상 때부터 막이 오른다. 6월 말 교환할 예정인 상품 관세 양허안을 놓고 서로 요구사항을 내세우는 단계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분야 역시 구체적인 시장 개방 요구 등은 2차 협상부터 표면화할 전망이다. 협상단 관계자는 “1차 협상 때는 EU 측에서 금융을 빼고는 서비스 담당 전문가가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서비스에 대한 분야별 시장 개방 요구는 브뤼셀에서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양측은 3차 협상도 브뤼셀에서 9월 중 열고 4차 협상은 서울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