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새해 '황금길'은 어디…

부동산 시장 호재도 옥석가리기 필요





서울 지하철 9호선의 개통은 지난 2009년 부동산 시장을 움직인 가장 큰 호재 중 하나였다. 그해 7월 9호선 개통을 앞두고 연초부터 들썩이던 '황금 라인' 역세권 아파트들은 서울 주요 아파트값 하락 속에서도 홀로 상승세를 주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9호선 역세권 인근 아파트의 가격은 2009년 한해 동안 평균 1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평균 매매값 상승률인 2.9%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특히 서초구 잠원동ㆍ반포동 일대 주택은 1년새 23~28%이라는 매매값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양천구 목동과 강서구 공항동 역시 11.8%, 9.4%씩 값이 뜀박질했다. 하지만 새로 열리는 길들이 모두 기대한 만큼의 집값 오름세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9호선과 비슷한 시기 개통한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인근 주택의 매매값은 1년간 1.3% 상승하는데 그쳤으며, 경의선 복선전철 인근 집값은 오히려 0.2% 떨어졌다. 예전처럼 열리는 새 길 따라 무조건 투자를 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단 말이다. 이제는 교통망도 '옥석 가리기'가 필요할 때다. 올해 새로 열리는 길을 꼼꼼히 살펴 9호선을 이을 새 '황금라인'을 찾아보자. 강남역~정자역~광교 신분당선·연장선 '新골드라인' 1순위
수도권 최선호 주거·업무중심지 관통
지하철 9호선 못지 않은 효과 기대
전철·도로 개통 용인·남양주도 주목
새 길 따라 투자하면 실패는 없다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도로ㆍ전철 등 교통망은 많은 개발 호재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며 '듣는 즉시 집이든 땅이든 사둬야 한다'는게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교통 호재에 따른 집값 상승세는 분명 예전 같진 않다. 신규 교통시설 주변의 집값은 계획의 발표와 착공, 완공에 따라 3단계로 오른다는 '3승의 법칙'은 이제 옛말이라는 전문가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서울 지하철 9호선과 같이 '3승의 법칙'을 완벽하게 증명하는 호재는 있기 마련이다. 9호선 개통을 앞두고 몇몇 전문가들은 "9호선 개발계획 발표와 착공 발표시 이미 가격 상승분이 집값에 다 반영돼 더 이상의 상승은 힘들다"고 전망하기도 했지만, '9호선 효과'에 따른 집값 오름세는 개통 이후로도 이어졌다. 9호선 이용객이 개통 50여 일만에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선반영된 가격보다 교통망 개통에 따른 프리미엄이 훨씬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부동산 시장에도 이 '3승의 법칙'을 기대해볼 만한 교통 호재가 풍부해 보인다. 신분당선, 분당선 연장선 등 수도권 곳곳에서 부동산 지형도를 변화시킬 만한 굵직한 교통망이 속속 개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눈여겨봐야 할 새 길과 주요 수혜 예상 지역들과 투자처를 알아봤다. ◇新 골드라인 '신분당선'에 주목 = 올해 9월에는 서울 지하철 9호선을 잇는 '신 골드라인'으로 주목받는 신분당선이 개통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역에서 양재, 판교를 경유해 분당 정자역을 잇는 노선이며, 올해 중으로 연장구간인 정자~광교, 강남~용산 구간 착공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분당선 및 연장선에 대한 투자자 및 실수요자들의 기대감은 피부로 와닿는 개통 효과 때문이다. 분당ㆍ용인 일대에서 서울 강남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좋아진다는 것이다. 신분당선(강남~정자)은 성남 구시가지-수서를 경유하는 분당선과 달리 경부고속도로 노선을 따라 직선으로 연결돼 분당에서 강남까지 약 16분이면 오갈 수 있다. 노선 길이는 짧지만 일대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오는 2015년 정자~광교, 강남~용산 구간의 완공이 이뤄지면 수원 광교에서 서울 용산까지 40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된다. 신분당선이 관심을 모으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정차역들의 면면에 있다. 올해 개통하는 판교역ㆍ정자역을 비롯해 남쪽으로는 용인 동천역ㆍ성복역, 광교 신대역을 잇고, 서울 방향으로는 강남ㆍ신사ㆍ용산 등 내로라는 요지들을 연결한다. 용인 동천동 A공인 관계자는 "신분당선은 이른바 서울ㆍ수도권 일대에서 수요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지와 업무중심지를 관통한다"며 "9호선 못지 않은 유동인구가 이 노선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블' 교통 호재 누리는 용인ㆍ남양주 다시 보기 =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 용인과 남양주시의 부동산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역이지만 최근 지역내에 2~3개 신설 전철ㆍ도로망이 잇달아 개통을 앞두고 있어 교통 여건에 개선 효과가 클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 같은 호재는 지역의 전셋값을 상승시키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 용인 수지구와 남양주시의 전셋값은 각각 9.3%, 8.6%씩 올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내에서 각각 1ㆍ2위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인 죽전동의 S공인 관계자는 "지난 몇 개월 간 경전철 및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되면 서울 접근성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 전세를 구하려는 수요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의 경우 2009년 용인~서울 고속도로가 개통한데 이어 올해 경전철 및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될 전망이다. 하반기 예정인 분당선 연장선 선릉~왕십리, 죽전~기흥 구간 개통은 수도권 남부 지역의 교통 체증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용인 구갈동에서 에버랜드까지 연결되는 용인 경전철 개통은 그동안 주목을 덜 받았던 용인 동부지역 집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경전철 구갈역을 통해 분당선 연장선으로 환승할 수 있어 서울 강남 출퇴근이 편리해지기 때문이다. 남양주 일대 아파트들도 4월 새로 뚫리는 수석~호평간 민자도로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강변북로 동쪽 끝부분인 토평IC에서 남양주시 평내ㆍ호평지구까지 연결돼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평내동 B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 개통한 경춘선 복선전철에 이어 민자도로까지 개통되면 평내ㆍ호평 지구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고양·파주 제2 자유로 개통 호재
의정부 송산·민락 등 경전철 수혜
■ 수도권 북부 교통망 개선 지역은 수도권 남부에는 못미치지만 올해 의정부ㆍ파주ㆍ고양등 북부권에서도 신설 교통망 개통이 잇따른다. 오는 14일에는 파주신도시와 서울 상암동을 잇는 제2자유로 전구간이 임시 개통된다. 총 길이 22.7㎞ 왕복6차로인 제2자유로는 지난해 7월 교하신도시에서 강매IC 구간이 부분 개통됐으며, 나머지 구간(4.8㎞)이 이번에 뚫리는 것이다. 제2자유로가 완전 개통되면 고양ㆍ파주시 거주자들이 자유로를 우회하지 않고 서울로 갈 수 있고, 자유로로 몰리던 교통량도 분산돼 서북부권 교통 여건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년간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일산 지역 단지들의 분양이 거의 정체돼 있었지만 제2자유로 완공을 앞두고 관심을 가지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하반기 개통할 것으로 보이는 의정부 경전철 역시 의정부 시내 집값을 회복시킬 호재로 꼽힌다. 발곡역에서 출발해 1호선 환승역인 회룡역을 거쳐 송산ㆍ민락지구를 잇는 이 노선이 개통되면 송산ㆍ민락지구 아파트 및 경기도2청사 부근 금오ㆍ신곡지구 아파트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12년 상반기 개통 예정인 보이는 수인선 복선전철의 1단계 사업구간인 오이도~송도 구간이 완공되면 시흥 시화지구와 인천 송도 일대의 집값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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