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한 레바논 내 시아파 정치세력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16일 상대방에 대한 보복 공격의 수위를 높이면서 무고한 인명피해가 계속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에 모인 G8(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 정상들이 이번 사태의원인이 된 4개 항을 해소토록 분쟁 당사자들에게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해 중동지역을 전화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분쟁을 종식하는데 기여할 지 주목되고 있다.
◇이스라엘, 헤즈볼라 로켓발사 거점 공격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에서 남쪽으로 약 40㎞ 떨어진 하아파가 헤즈볼라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 터로 알려진 레바논 남부 지역을 장악하기 위한 공격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이로 인해 지중해 연안 마을 티레에서 최소 10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 국경 인근의 다른 레바논 마을에서 여러 채의 가옥이 파괴되고 최소 16명이 숨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달 28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시작된 후 희생된 레바논인이 최소 130명으로 늘어났다.
레바논 경찰은 이날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집에 있던 중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고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은 이 공습에 앞서 헤즈볼라가 약 20발의 장거리 미사일을 하이파로 발사해 민간인 8명이 희생된 후 헤즈볼라의 공격거점을 분쇄하는 작전을 예고하면서 국경지대의 7개 마을 레바논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은 경고발령 후 수 시간 만에 공습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져 이날 사망한 민간인들은 대피 경고를 제대로 듣지 못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인근의 아바 마을에서는 전날 공습으로 붕괴한 가옥에서 시신 8구가 추가로 수습됐다고 현지 구호 관계자들이 전했다.
◇헤즈볼라 "이제 시작일 뿐"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이날 하이파 공격을 감행한 뒤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알-마나르 TV로 공개한 비디오 성명에서 "우리는 단지 시작단계일 뿐"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을 예고했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이 제한을 두지 않고 레바논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민간인을 겨냥한 무차별 공격 방침을 시사했다.
나스랄라는 또 헤즈볼라는 아랍인들과 무슬림들을 위해 이스라엘과 싸우고 있는것이라며 자신들에게 지지를 보내줄 것을 아랍권과 이슬람권에 호소했다.
그는 아랍ㆍ이슬람권이 이스라엘에 패배를 안겨줄 역사적인 기회를 맞았다며 헤즈볼라가 그 실례를 보여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G8, 중동사태 해결 4개 항 합의
G8 정상들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의 무사석방 ▲이스라엘에 대한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로켓공격 중단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작전 중단과 가자지구에서의 조기 철수 ▲이스라엘이 체포한 팔레스타인 각료와 의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G8 정상들은 중동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력충돌 사태와 민간인 희생 및 사회기반시설 파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분쟁 당사자들에게 사태 해결을 위해이 같은 내용의 4개 항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