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우리금융 민영화 잡음없는 실현이 중요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이 확정됨에 따라 5개월 만에 재매각이 추진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확정한 방안에 따르면 우리은행ㆍ광주은행ㆍ경남은행 및 우리투자증권 등 우리금융 자회사들을 일괄 매각하고 최저 입찰규모를 30% 이상 지분인수 또는 합병으로 변경했다. 지난해 매각안에는 계열사 분리매각과 최소 입찰규모 4%의 조건이 제시됐다. 매각절차를 단순화하고 추진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임으로써 민영화 시기를 앞당기고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는 민영화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금융에 공적자금이 투입된 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정부는 민영화 입장만 되풀이해왔을 뿐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도 물 건너갈 경우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겹쳐 민영화 추진이 어렵다. 그동안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미비했던 점을 보완해 이번에는 반드시 민영화를 매듭지어 공적자금 회수는 물론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과연 민영화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 금융여건을 감안할 때 우리금융을 인수할 만한 확실한 후보자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고 지난해 인수의사를 나타냈던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에 힘을 쏟고 있어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산은금융이 메가뱅크론을 앞세워 관심을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민영화 대상인 산은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비판여론이 강해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입찰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산은지주가 단독 응찰할 경우 우리금융을 산은에 넘기기 위한 각본설 등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더구나 산은지주가 추진하는 민영화 방식의 경우 정부 지분을 정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특혜시비 등에 휘말려 정치쟁점으로 비화돼 두고두고 문제가 될 가능성도 높다. '메가뱅크'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민간 자율로 규모와 능력을 키워야지 정부 주도에 의해 인위적으로 덩치만 키우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못지않게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통해 잡음이 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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