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12일 “수사결과 지금까지 대북송금액으로 추정되는 돈은 모두 5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현대상선이 송금한 2억 달러 외에 추가로 3억달러가 대북송금에 쓰였음을 확인해 주는 것으로 지난 2월14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서 발표된 송금액 5억달러와 일치한다.
특검팀 관계자는“현대상선의 산업은행 대출금 2억 달러와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영국공장 매각대금 1억 달러가 대북송금에 이용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머지 2억 달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은 끝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 대북 송금액이 5억 달러를 넘는다는 정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해 일부에서 제기되는 `9억달러 대북송금설`에 대한 의혹을 부정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국가정보원이 현대상선의 2억달러 대북송금에 개입한 경위 등을 캐기 위해 최규백 국정원 전 기조실장을 소환, 환전편의 제공 지시를 누구로부터 받았는지와 당시 임동원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최씨를 상대로 외환은행에 송금편의 제공을 부탁한 경로, 송금 목적지가 마카오에 개설한 북측 단체 계좌임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도 캐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지난 8일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측으로부터 사과박스 2개 분량의 대북송금 증빙자료와 산은 대출 관련서류 등을 넘겨받아 검토중이다.
특검팀은 현대그룹의 대북송금과 남북경협사업 등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진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김보현 국정원 3차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