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박칼린 "리더자격, 아랫사람과 수평적 관계에 있죠"

뮤지컬 아이다 연출 맡은 음악감독 박칼린씨


"진정한 리더는 위에서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수평적인 위치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존재가 아닐까요. 윗사람이기 때문에 말과 행동을 더욱 조심해야 하고 아랫사람들을 먼저 챙기고, 그래서 언제나 자기에게 돌아오는 몫은 가장 늦고 적은 사람이어야지요." 최근 TV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통해 '박칼린 리더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유명세를 탄 박칼린(43ㆍ사진) 음악감독은 22일 오후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리더의 자격은 수평적인 관계에 있다"고 밝혔다. 소통과 신뢰에 기반을 둔 지휘로 강한 카리스마와 엄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을 보여준 박 감독은 '박칼린 학습 열풍'으로까지 이어졌다. 주변의 이런 평가에 대해 그는 "내가 살아오던 방식대로 할 수 있는 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음악감독으로서 유할 때는 유하고 못되게 굴 때는 못되게 채찍질을 하면서 단원들을 이끌어갔을 뿐"이라고 말했다. 오는 12월14일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아이다'의 국내 연출을 맡은 박 감독은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다. 지난 2005년 '아이다'의 한국 초연 당시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던 터라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깔끔한 작품이에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큰 줄기지만 그 안에 분명한 메시지도 있고 특히 세트와 조명 등 눈요기가 될 무대장치들은 아주 훌륭합니다." 1995년 뮤지컬 '명성황후' 작업에 참여할 때와 현재 뮤지컬계의 달라진 점을 묻자 그는 "배우들의 재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작품 연습에 들어가기 전에 석 달 동안 발성, 무대 워킹, 춤, 연기, 노래 모든 기초자질을 트레이닝시켜야 했지만 지금은 훨씬 좋은 자질을 가지고 뮤지컬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그는 "특히 한국의 배우들은 뮤지컬배우를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뜨거운 애정을 갖고 무대에 서고 있고 그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작곡이나 극작 등 소프트웨어를 책임질 인력은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다고 박 감독은 지적했다. 내년 3월 말까지 이어지는 아이다 공연 이후에도 박 감독의 스케줄은 꽉 차 있다. 내년 5월에는 연극 '피아프'의 연출을 맡고 가을에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창작 뮤지컬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이어 내년 말께는 뮤지컬 '렌트'의 연출을 맡는다. "몸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지쳐서 쓰러지고 싶을 때도 있지만 성공하든 실패하든 끝까지 가보는 게 제 성격이거든요. 제게 주어진 역할인 만큼 끝까지 열심히 해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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