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HP-컴팩 합병 선언

주총 잠정집계서 찬성이 근소하게 앞서 휴렛팩커드(HP)는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총 210억달러에 달하는 컴팩과의 합병안이 주주들의 찬성으로 승인됐다고 선언했다. HP 경영진 측은 이날 주총 직후 성명을 발표, "HP와 컴팩의 합병안에 대한 주주들의 찬반여부를 잠정 집계한 결과 합병 승인에 충분한 표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HP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고 "근소하지만 (합병안이 통과되기엔)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제정보 전문서비스인 다우존스는 주총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찬성률이 반대에 비해 불과 0.5%포인트 밖에 높지 않은 '박빙의 승부'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합병을 반대해 온 HP 창업주의 아들이자 HP 이사인 월터 휴렛은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휴렛은 최악의 경우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음을 시사해 합병 승인을 둘러싸고 지속돼 온 HP 경영진과 창업주 가문간 갈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총 90여만명에 이르는 주주들의 투표결과는 독립 집계기관인 IVS 어소시에이츠에서 수작업을 통해 집계돼 최종 결과는 수주후에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IVS 어소시에이츠는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합병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수주동안은 공식적인 결과를 알 수 없다"는 말을 반복하며 최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주총후 조사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온 소액주주들도 근소한 차로 합병이 승인됐다면 "놀랄게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창업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결국 합병이 승인되지 않겠느냐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한편 컴팩 주총은 20일 소집돼 합병승인 여부를 표결한다. 소식통들은 컴팩의 경우 주주들이 합병시 상당한 프리미엄을 얻기 때문에 합병이 압도적 표차로 승인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정보기술(IT) 역사상 최대 규모인 HP-컴팩간 합병이 성사될 경우, 합병사는 컴퓨터 제조업계 1위로 올라서며, 리눅스와 유닉스 서버 시장에서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노희영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