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연말까지 인수키로 결정, 재계에 지각변동이 일기 시작했다.대우는 재계서열 제4위며 쌍용자동차는 재계 6위인 쌍용의 주력기업이다. 특히 시점이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 대기업간 최초의 인수·합병(M&A)이라는 점에서 재계는 물론 산업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자기자본 3천억원에 부채가 3조4천억원으로 부채가 자기자본의 11배나 된다.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그룹전체부채 12조원 가운데 거의 30%를 차지, 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래다. 쌍용은 자동차때문에 그룹전체가 위험하다는 소문으로 시달리기도 했다. 이번에 혹을 떼어냄으로써 숨을 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우는 쌍용자동차와 중복차종이 없어 풀라인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시너지효과(통합에 의한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대우와 쌍룡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인수조건은 대우가 부채 3조4억원중 2조원을 승계하고 나머지 1조4천억원은 쌍룡이 떠맡기로 했다. 쌍용이 떠맡기로 한 부채는 결국 쌍용경영진의 부실 경영에 대한 몫이다.
대우의 쌍용자동차 인수는 우리재계에 하나의 충격이다. 우선은 재계의 판도변화다. 자산규모로 본다면 대우가 LG그룹을 넘어서 재계 서열 3위로 올라선 것이다. IMF시대에도 대우의 약진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자동차업계에서 문제되고 있는 중복투자·공급과잉문제 등 구조개편바람도 강하게 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자동차업계는 중복투자·공급과잉이 현안이다. 올 연말현재 자동차업계의 공급능력은 총 4백20만대에 달한다. 수출을 1백45만대, 내수를 1백60만대로 보더라도 공급과잉은 1백만대를 넘어선다. 벌써 현대자동차의 일부 라인은 휴업에 들어갔다.
내년에 삼성차가 나오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자동차업계의 대개편이 예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투자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장래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쌍용자동차의 경우는 우리재계에 또하나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