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2월 2일] 불확실성과 CFO의 역할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미국에서 문제가 되는가 했더니 그 불똥이 유럽으로 번져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기업들의 좋은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더니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나타나며 주가 등 경제지표의 변동성도 커진 것 같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재무를 책임지고 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과거와는 또 다른 새로운 역할을 요구 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100대 기업 CFO를 대상으로 실시한 딜로이트 CFO서비스 센터의 조사 결과에서도 CFO들의 이런 어려움은 그대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CFO들이 꼽은 최고의 스트레스 요인은 경영환경의 변화였다. 또 우리나라의 CFO들은 현재 기업가치를 보존하는 관리자 역할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회사의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을 지원하는 전략가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불확실성이 많은 현재 사회에서 기업이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CFO는 전략적 조언자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숫자에만 능통한 재무 전문가가 아닌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권자로서 재무적 능력과 전략적 판단력을 동시에 갖춰야 하며 외부의 상황 변화에도 민감해야 한다. 세계 주요 국가의 산업 동향, 주요 통화 가치의 변동 추세, 국제 원자재 값의 변동 추이를 파악하고 이런 내용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핵심 경쟁력을 창조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재무ㆍ영업 자료를 전략적인 입장에서 파악하고 분석해 기업의 향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실제로 CFO의 역량은 기업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자금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전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제 CFO의 역할을 더 이상 기업의 구매자금 결제나 수금이 아닌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인자인 최고경영자(CEO)에 가려 충분한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최근 CFO들의 직함이 사장 또는 부사장으로 높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기업들이 CFO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도전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의 CFO들이 어떻게 이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갈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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