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새책] 굿바이 섹스리스

'육체+정신' 소울섹스로 침대혁명 꿈꾸다

육체 결합에만 집착하다 보면 상대에 대한 불안감·상처 깊어

자신의 약점도 솔직히 드러내고 공감·상호신뢰의 감정교류 등

낡은 섹스서 탈출하는 법 제시



누구나 섹스를 원하는가. 대답하기 쉽지 않다면 다음의 사례를 보자. 독일의 한 요양원에 있는 남녀인 게르트와 아니는 병원에서 누가 보든 신경 쓰지 않고 자위행위를 한다. 이성의 감퇴를 겪고 있는 이들은 그저 본능에 충실할 뿐이다.

다시 한 번 묻는다. 누구나 섹스를 원하는가. 아직 대답이 망설여진다면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것도 나쁘지 않다. 독일에서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부부문제 전문가이자 심리치료사로 '굿바이 섹스리스'의 저자인 에바-마리아 추어호르스트는 요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게르트와 아니의 사례를 통해 우리 인간은 모두 섹스를 원한다고 말한다.


섹스를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말이다. 섹스를 할 때 느끼는 쾌감 외에도 섹스 횟수와 수명이 정비례한다거나, 섹스를 할 경우 인지능력이 향상된다는 등 섹스의 좋은 점을 말하는 연구 결과들은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본능을 무시하고 섹스를 하지 않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섹스리스(sexless)' 부부가 대표적이다. 결혼 후 섹스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몰래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와 성관계를 하기 때문일까. 은밀한 부부 사이의 일을 누가 알 수 있을까 싶지만. 중요한 건 둘 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부부간의 섹스는 단순히 욕구 충족의 의미를 넘어 상호수용과 소속감, 일체감에 대한 열망을 만족시켜 주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굿바이 섹스리스'는 성 전문가인 저자가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은밀한 소통형식인 섹스에 소원해진 부부들의 상담 사례를 통해 섹스리스의 원인을 보여주고, 오르가슴을 넘어 섹스를 통해 몸과 정신이 결합되는 '소울섹스(soulsex)'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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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에 빠져 가상섹스를 즐기는 남편, 외도를 하거나 사창가에서 매춘을 즐기는 남편. 아이를 낳은 이후 남편과의 성관계를 피하고 다른 이성과 멋진 섹스를 꿈꾸는 아내. 사례는 다양하지만 어느 일방에게 잘못을 물을 수만은 없다. 보통은 섹스는 혼자가 아닌 둘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나름대로 성적 본능을 유지하고 있다.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아내를 만족시켜 줄 수 없다는 불안감, 남편과의 섹스에서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하지만 사실대로 말할 경우 남편이 상처 받을 것이란 두려움, 피곤한 일상 등. 모두 파트너에게 온전히 몰두하는 길을 차단하는 장애물이다.

저자는 육체적인 결합에만 초점을 맞춘 이런 섹스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침대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을 개방할 용기만 있으면 된다. 이제 마음의 준비가 됐으면 섹스에 대해 잘 몰라도 된다. 우리의 몸이 우리가 원하는 길로 데려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낡은 섹스를 벗어던지고 섹스리스에서 탈출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저자가 제안하는 '소울섹스'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낡은 섹스가 오르가슴에만 집착한 섹스였다면, 소울섹스는 공감과 상호신뢰를 통한 감정교류로 이어지는 섹스다. 추상적이긴 하다. 그래서 소울섹스를 경험한 저자는 말한다. 쉽진 않지만, 자신의 몸을 느끼고 서로의 에너지의 흐름을 느끼라고. 무엇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라고.

하나 더. 소울섹스를 하기로 결심했다면 다음의 행동규칙을 따라라. 첫째 파트너를 바꾸지 말 것. 외도하지 말라는 뜻이다. 둘째 자신의 약점을 노출시켜라. 조루증 때문에 자신감이 없다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말하면 된다. 이밖에도 규칙적으로 성관계를 가지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한 때 뜨겁게 사랑하지 않았던 부부가 어디 있겠는가. 양심의 가책 때문에 외도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부부간의 섹스는 결이 다르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마치 잉꼬부부인 것처럼 행동하는 쇼윈도부부를 벗어나고 싶다면 저자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율리시즈 펴냄. 1만6,000원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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