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뜻만 있으면 나이는 문제될것 없죠"

건국대서 박사학위 받은 81세 박상림 옹


“이제서야 80년 한을 풀게 됐습니다. 뜻이 있으면 길은 열리게 마련입니다. 죽을 때까지 연구해 통일을 이루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81세의 고령으로 22일 건국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박상림 옹은 눈물을 훔치며 이같이 말했다. 함남 영흥 출신인 박옹은 지난 1959년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상공부 광무국 등을 거쳐 1978년 은행 지점장으로 현직에서 은퇴했다. 실향민인 박옹은 이후 통일론 연구를 시작해 2000년 경남대 북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속적인 연구를 갈망한 박옹은 곧장 박사과정에 진학하려 했지만 고령을 이유로 박사과정 진학에 여섯 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박옹은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대학원 시험에 응시했으나 ‘그 나이에 무슨 공부냐’며 여러 번 퇴짜를 맞았다”며 “나이가 문제면 실력을 더욱 높여야겠다 싶어 이후 영어실력을 쌓느라 서울시내 유명 토플학원을 안 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더욱 공부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통과된 박사논문 제목은 ‘한국 전통사상과 통일:홍익화백제에 관한 연구’. 남북 정치권이 아닌 남북 학자들이 모여 외교ㆍ군사권이 부여된 새로운 ‘연방체제’를 만들어 개성 등 남북 중간지대에서 실험을 해보자는 게 논문의 핵심이다. 박옹은 “새로운 ‘연방체제론’은 통일비용도 별로 들지 않고 북한 측에 체제위협도 되지 않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나이에 비해 한참 젊어보이는 그는 “참 오랜 시간 끝에 박사학위를 받게 돼 무척이나 기쁘다”며 “나이가 많다고 박사과정 진학조차 못 했는데 이렇게 학위를 받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행복해 했다. 박옹은 박사과정을 밟는 동안 어려움이 많았지만 매일 아침 등산과 친목회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옹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으며 나이가 많더라도 모든 일에 중심을 갖고 한다면 어려움은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