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럽 디지털TV 시장 선점을 위해 슬로바키아 생산라인 증설 등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 갈란타 TV 생산공장 인근의 유럽 통합물류센터 내에 연간 50만~100만대 규모의 디지털TV 생산라인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년에도 유럽 지역 디지털TV 수요가 올해보다 100만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갈란타 공장이 현재 100% 풀 가동되고 있지만 수요를 맞추기 힘들어 라인 증설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유럽 지역에서 헝가리(연간 330만대)와 슬로바키아(〃320만대)를 합해 연간 650만대의 TV(LCDㆍPDP TV 포함)를 생산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TV 공장을 새로 짓자면 최소한 1~2년이 걸리지만 기존 물류센터를 활용한 생산라인 증설은 3~4개월이면 마무리돼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동유럽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유럽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TV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동유럽에서 TV를 생산할 경우 싼 임금과 함께 물류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이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SDI도 이달 초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인근에서 PDP 모듈 조립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헝가리 공장에 총 8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 내년 4월 중 첫 가동을 목표로 월 8만대의 42인치 PDP 패널을 양산하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이를 위해 1단계로 총 420억원, 2단계로 29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 헝가리 공장과 삼성전자 갈란타 TV라인 증설이 맞물릴 경우 동유럽을 중심으로 ‘삼성 디지털TV 클러스터’가 탄생, 유럽 디지털TV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