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결연한 黃-울먹이는 盧 분위기 달라도 너무달라

황교수 다양한 논리로 자신감<br>노이사장 눈물·감성에 호소…"토사구팽" 서운함 드러내기도

줄기세포 조작 의혹과 관련된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기자회견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달랐다. ‘줄기세포는 없다’는 전날 노 이사장의 폭로로 수세에 몰려 있던 황 교수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따금 되묻기까지 하면서 다양한 논리로 자신감을 내비친 반면 노 이사장은 때때로 눈물을 비치면서 감정에 호소했다. 먼저 황 교수는 16일 오후2시 국내외 취재진 300여명이 몰린 서울대 수의과대학 스코필드홀 기자회견장에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났다.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도 굳게 입을 다문 채 침착한 모습이었다. 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10분가량 회견이 지연됐지만 목소리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마이크가 작동되지 않아 연설문 머리말에 담긴 “사죄와 함께…”라는 말을 두 차례나 되뇐 황 교수는 미리 준비한 입장 발표문을 그대로 읽어나갔고, 중간에 물을 한번 마셔 목을 축인 것 외에는 막힘 없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분명히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으며 그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조작 의혹을 부인하고 10여일 후면 진위를 밝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줄기세포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청하는 순간에는 목소리 톤이 한껏 올라가기도 했다. 황 교수의 ‘뻣뻣함’과 달리 뒤이어 오후3시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에서 진행된 노 이사장의 기자회견은 분위기가 가라앉은 채 진행됐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의 회견이 끝나고 5분 만에 굳은 표정으로 회견장에 나타났다. 그는 ‘사이언스’ 논문 두 편과 병원에서 황 교수와 만나 나눈 대화내용을 적은 봉투 등 반박회견을 꼼꼼히 준비한 모습이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의 거짓말에 참담하다”면서 눈물을 훔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1시간 가까이 진행된 기자회견 내내 논리보다 감성에 호소하면서 두서 없이 소회를 밝혔다. 자신은 변명하려 여기에 온 게 아니니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주로 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이야기가 시작되자 1시간여 동안 황 교수에게 쌓인 감정을 토해냈다. 노 이사장은 특히 ‘토사구팽’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황 교수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노 이사장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황 교수의 천연덕스러운 거짓말에 경악했다”며 “황 교수는 국민은 속일 수 있을지 모르나 과학자들의 예리한 눈을 속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의 거짓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나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며 몇 차례나 자신의 말이 진실되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 이사장은 특히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몇 가지 말하겠다면서 줄기세포 조작에 관련된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말 팔레스호텔 바에서 안규리 교수와 황 교수를 만났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11개 중 3개는 가공의 데이터였다”고 설명한 뒤 “왜 11개여야 되느냐고 물었더니 황 교수는 데이터에 대한 세계적인 신뢰를 받으려면 10개 이상이어야 된다고 했다”면서 “이는 학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리는 행위였다”고 황 교수의 도덕성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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