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데스크 칼럼] 8·31 대책 성공하려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연일 치솟던 부동산 가격이 마침내 날개가 꺾여 추락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8ㆍ31부동산종합대책’이 제대로 약발이 먹혀들고 있다는 증거라 생각된다. 정부가 그동안 부동산 투기세력을 잡겠다고 수많은 정책들을 발표했지만 효과 면에서는 ‘진통제’ 역할에 불과했다. 부동산 가격이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급등하는 등 일시적인 효과에 그쳤다. 법개정 필요없는 부분부터 시행 그러나 이번 대책만큼은 좀 달라질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8ㆍ31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오늘날 부동산 가격이 그 어느 대책 발표 때보다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시장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대부분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2억~3억원씩 떨어진 상태다.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6월에 비해 무려 20% 정도 하락한 것이다.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사실상 거품이 많이 끼었다.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번 대책이 제대로 성공만 한다면 상당 부분 거품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강남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재건축 아파트단지에서부터 출발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의 진원지인 셈이다. 이곳의 불씨가 꺼져가면서 이 여파는 강남 지역 일반 아파트로 번져가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찾는 사람은 드물다. 아마 거품이 덜 빠졌다고 생각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싶다. 따라서 시간이 갈수록 급매물은 쌓여 결국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어쨌든 정부입장에서는 분명 산뜻한 출발을 하고 있는 셈이다. 토지시장의 열기도 한풀 꺾였다. 그동안 토지시장의 불길을 댕긴 것은 정부다. 부동산 투기사범을 뿌리뽑겠다고 공언하면서도 행정수도 이전,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각종 개발호재를 잇따라 발표했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시장은 일대 요동을 쳤다. 자고 나면 호가가 경신되는 등 투자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8.31대책 발표 이후 토지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 토지거래가 실종되면서 부동산중개업소도 죽을 맛이다. 호재가 있던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없는 상태다. 예전에 비해 가격이 떨어졌어도 거들떠보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토지시장 또한 정부가 의도한대로 절반의 성공은 거두었다 할 수 있다. 정말 부동산 투기사범은 완전히 소탕된 것일까. 정부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성공했다’는 자축 분위기가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든다. 부동산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다. 지금의 가격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사실상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부동산시장을 교란시키는 사범들을 퇴출시킬 수 있는 방안은 마련됐다. 8ㆍ31대책에는 세제강화에서부터 공급확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책방안들이 들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입법과정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정기국회서 지원법안 관철을 8ㆍ31대책이 조속히 시행돼 부동산정책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법개정이 필요 없는 사항은 서둘러 후속대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 이들 대책이 신속하게 시행되지 못한다면 또다시 부동산시장은 꿈틀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각종 호재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도 신속하게 만들에 제때 시행하지 못한다면 그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 여러 변수들이 우리 주변에 맴돌고 있다. 표를 의식해서 정치권이 법개정을 소극적으로 다뤄서는 곤란하다. 자칫 하다가는 8ㆍ31부동산대책이 용두사미에 그칠 수도 있다. 이번 정기국회에 반드시 8ㆍ31부동산종합대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법안들이 관철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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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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