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불패를 이어가던 위례신도시 분양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빚어졌다. 지난 18일 '위례 사랑으로 부영' 최종 청약 결과 1,380가구 모집에 941명만 신청하는 결과를 낳은 것. 75가구 모집에 나선 149㎡A는 3순위에서조차 단 한 명의 청약자도 없었고 1,074가구로 주력 주택형인 85㎡도 대거 미달됐다.
송파구 장지동 H공인 대표는 "인테리어 등이 소비자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며 "괜찮은 위치에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지만 부영의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위례 사랑으로 부영'의 대규모 미달 사태는 '준강남권' 입지를 고려하면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라는 반응이다.
당초 '사랑으로 부영'은 하반기 위례 분양 성공의 대미를 장식할 아파트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남한산성을 배후로 위례신도시 내 최대 근린공원이 단지 바로 옆에 위치해 뛰어난 조망권과 쾌적한 환경을 갖춘데다 양도세 5년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6억원 이하, 85㎡ 상품을 대거 선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약 결과가 보여주듯 위치와 가격 장점만으로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기존에 분양된 단지와는 달리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진데다 내부 설계 및 인테리어에 소홀해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또 위례 성수기이던 10~11월 분양을 서두르지 않고 연말로 청약 일정을 잡아 수요자의 주목을 상대적으로 받지 못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부영은 위례 이전에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분양한 9개 단지에서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사업 확대에 따른 부영의 전략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지 않고 단순히 아파트 분양에 실패하면 임대로 전환하는 관행을 지속한 탓에 수요자 요구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회사 측은 지난해 8월 광주시 북구 신용동에서 공급한 '사랑으로 부영'이 대거 미달되자 당첨자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당초 분양했던 1,770가구 전부를 임대로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이제 소비자는 입지·가격·브랜드 등을 종합적으로 보며 신중한 선택을 하기 때문에 분양에 성공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가 낮은 업체의 경우 이미지 개선과 상품 경쟁력 확대가 동반되지 않으면 신규 분양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