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김정태 하나은행장 '달빛 스킨십'

조직력강화·사기진작 위해 직원들과 야간산행 데이트

김정태(앞줄 왼쪽 세번째) 하나은행장이 직원들과 무등산에 올라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전국 주요 영업본부를 돌며 직원들과의 야간산행 데이트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이 같은 행보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당시 호남 영업본부를 찾았던 그는 일과를 마친 뒤 직원들과 광주 무등산에 올랐다. 그와 함께 산행에 나섰던 한 직원은 "김 행장과 함께 했던 수백명의 직원들은 깊어진 달빛과 사방에 흩날리는 반딧불이의 환호를 받으며 산중 정취에서 황홀경에 젖었다"고 술회했다. 김 행장은 이어 대구ㆍ경북 지역 영업본부를 찾아 팔공산에서 달맞이를 하는가 하면 29일에는 서울 송파 영업본부 직원 200여명과 남한산성에서 '달빛 샤워'를 했다. 김 행장은 또 오는 10월18일께는 부산ㆍ경남 지역본부 소속 직원들이 행장과 산행에 나서는 등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행장은 이에 앞서 이미 전국 600여곳의 점포를 지난해 취임 이후 최근까지 1년8개월여 만에 모두 답파하며 스피드 현장경영 능력을 과시했다. 그런 그가 또다시 직원들과 차오르는 달을 감상하며 산중만월을 품는 것은 연말ㆍ연초를 앞두고 급변할 수 있는 은행 안팎의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올 4ㆍ4분기 이후 은행권이 영업 전쟁을 재개하고 인수합병(M&A)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다시 몸집 불리기 준비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임직원들이 이런 시류에 동요하지 않고 착실히 영업에 매진하도록 행장이 스킨십을 통해 사기를 북돋으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김 행장은 3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올 3ㆍ4분기 실적이 호전될 것 같고 4ㆍ4분기 실적은 더 나아질 것"이라며 "올해까지면 기반을 다 닦게 되니까 주인의식을 갖고 나를 따라달라는 뜻을 직원들에게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들과 스킨십을 나누려면 저녁에 회식을 하면서 회포를 푸는 방법도 있지만 그보다는 더 진한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며 "더구나 술자리보다는 등산이 건강에도 좋고 은행으로서는 비용도 절감되니 1석3조가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 행장은 "임기 중에 열매를 따겠다는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씨 뿌리는 심정으로 탄탄히 기반을 닦겠다"며 "앞으로 하나은행을 더욱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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