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자재값 급등 물가관리 '비상'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연장으로 배럴당 30달러선을 넘보고 있으며 산업원료로 많이 사용되는 알루미늄, 니켈, 구리 등 비철금속의 가격도 급등하면서 무역수지 및 물가관리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이런 가운데 정부가 국내 금리와 환율의 변화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 시장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어 기업들의 불안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파른 원자재 가격상승= 지난해 초 배럴당 10달러선에 머무르며 약세를 면치 못했던 국제유가는 OPEC을 비롯, 11개 산유국이 하루평균 210만배럴 감산키로 합의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1월 한때 배럴당 27.15달러를 기록하며 91년 걸프전 이후 9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새해 첫주 24달러선으로 내려가며 안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산유국들이 지난 주부터 오는 3월로 만료되는 감산시한을 연장할 방침을 선언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유가는 지난 한 주 동안에만 배럴당 3달러 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석유소비가 많은 북미지역의 기온이 예년보다 낮아 소비량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유국들의 감산이 계속될 경우 조만간 배럴당 30달러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7년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경기침체로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했던 비철금속가격은 99년 2월부터 대부분의 품목이 바닥을 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9월 톤당 7,000달러 아래로 내려갔던 니켈가격은 불과 4달만에 25% 오른 8,100달러선에 거래되며 비철금속 가격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1월초 톤당 1,470달러선에 머물던 알루미늄도 1,700달러선을 넘어서며 두달만에 17%나 올랐으며 구리가격도 15%이상 상승했다. ◇왜 오르나= 원자재가격이 이처럼 단기간에 급등하고 있는 것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수요증대에 비해 공급은 늘어나고 있지 않기 때문.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산유국들의 감산이 현행대로 이어질 경우 올 1·4분기 세계 석유공급은 수요에 비해 일일평균 300만배럴 이상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철금속의 경우 아시아 각국의 경기회복과 유럽연합(EU)의 경제성장세가 회복되면서 97년보다 품목별로 수요가 10~20%씩 늘어나고 있다. 이에 비해 원자재 생산국들은 97년 가격폭락사태를 겪으면서 폐광, 생산감축 및 구조조정에 나서 공급을 크게 줄인 상태. 지난해 7월 세계적 구리생산업체인 호주의 BHP와 미 아사코에 이어 9월 미국의 펠프스 다지 등이 생산감축을 단행했다. 캐나다 알칸, 페시니, 알그룹 등 알루미늄업체도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합병하면서 대대적 구조조정에 나서 알루미늄 공급량도 줄어들고 있다. 세계최대 비철금속 거래소인 런던광물거래소(LME)는 올초 세계적인 비철금속의 공급과잉이 완전 해소되면서 올 연말까지 가격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영향= 산업자원부는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번달 무역수지가 2년만에 흑자기조에서 벗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원화상승과 함께 원자재수입가가 오르면서 무역수지가 크게 불안해지고 있는 것.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수입은 8억7,000만달러 늘어나는 반면 수출은 1억7,000만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화학 및 광공업제품의 가격이 오름에 따라 물가관리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초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3.1%로 제시하고 물가안정에 주력하고 있지만 각종 비용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억제가 당국의 당면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호정기자GADGEY@SED.CO.KR

관련기사



김호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