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48兆 中 원전시장 진출 길 열렸다

한수원 ‘美 원천기술 독점사용·이전’ 가능해져<br>中 입찰 걸림돌 ‘기술문제’ 해소…수주경쟁 시동<br>산자부도 中 실세 초청 포럼 개최등 측면지원

이희범 산자부장관이 23일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한·중 원자력기술 포럼’ 에서 중국 원전건설에 한국기업의 적극적 진출이 이뤄지기를 기대하며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의 원전건설 시장에 주도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다시 열려 관련업계가 중국 특수를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도 중국 원자력업계의 최고실력자들을 대거 초청해 한국 원전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들과 국내 관계자들의 ??시(關係) 형성을 도우며 측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4,000억위앤(약 48조원)을 투입해 30여기의 원전을 건설할 예정이다. 대(對)중 원전수출은 수조원의 직접적 경제효과 뿐 아니라 원전강국의 위상을 대외에 심는 간접효과, 한ㆍ중 협력의 국방 및 안보분야로의 확대 등 그 의미가 매우 클 것으로 정부와 업계는 예상했다. ◇1차입찰 한국 배제, 미ㆍ프ㆍ러 경쟁= 지난해 전력설비 부족이 약 3,000만kW에 달했던 중국은 전력난(뎬황ㆍ電荒) 해결을 위해 향후 15년 동안 기당 100만kW급 원전 30여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은 1단계로 지난 2월 중국 저장(浙江)성 싼먼(三門)과 광둥(廣東)성 양장(陽江)에 각각 2기의 원전을 짓기로 하고 국제입찰을 실시했다. 하지만 한국은 원전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려 했으나 ‘원천기술’을 인정받지 못해 입찰 참여가 무산됐다. 업체 선정에 보유기술의 이전 정도를 중요 평가항목으로 삼고 있는 중국이 기술이전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는 한수원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의 원천기술은 미국 CE사로부터 넘겨받은 것인데 CE는 중국 원전수주에 나선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에 합병돼 한수원이 선정되면 웨스팅하우스가 기술이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게 중국측 설명이다. 이로써 싼먼과 양장의 원전 건설 수주경쟁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의 프라마통, 러시아의 아톰스트로이엑스포트(ASE) 3개사로 좁혀졌다. 한국은 두산중공업이 웨스팅하우스 컨소시엄에 사업 일부를 담당키로 하고 참여했을 뿐이다. ◇“기술이전 문제 없다” =한수원은 최근 미국측과 원천기술 사용 및 이전문제에 대한 협상을 타결, 향후 중국이 발주할 원전건설에 다시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한수원 고위관계자는 “CE로부터 넘겨받은 원전기술에 대해 독점적 사용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며 “이를 충분히 (중국측에)설명하면 향후 원전 수주에 다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원전기술 및 이전에 대한 중국측의 우려를 중국 공략의 기회로 역이용하고 있다.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등은 원전 입찰참여가 무산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중국을 방문해 한ㆍ중 원전 기술포럼을 개최하자고 제의해 1차포럼이 23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중국의 원자력, 우주, 군수산업 및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하는 국방과학기술 공업위원회의 장윈촨(張雲川) 주임을 비롯해 중국측에서 4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신형원전 입찰의 기술성 평가 및 기술전수를 맡고 있는 국가핵전기술공사 준비위원회 천자보(陳肇博) 위원장과 양장 원전 발주처인 광동핵전집단유한공사의 치엔즈민(錢智民) 이사장, 친산과 산먼 원전발주처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 황궈쥔(黃國俊) 부사장 등 업계 실세들이 대거 참석해 국내 원전업계 관계자들을 흥분시켰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중국 원전정책의 핵심실세들을 한꺼번에 만나 교분을 쌓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였다” 며 “향후 중국의 원전건설 참여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이 같은 행사가 자주 열리도록 정부차원에서 지원해 달라”고 말했다. 중국 대표단은 영광원전과 두산중공업 등 국내 원전 및 기자재 업체를 방문한 뒤 27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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