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70만명이라는 관객들이 관람했던 ‘가문의 영광 2 : 가문의 위기’는 비록 평단으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았을지언정 한가지 미덕만은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작품성이야 어땠을지 몰라도 영화는 분명 ‘웃겼다’는 것이다. ‘가문의 위기’는 ‘조직폭력배 가문이 강력부 검사를 며느리로 맞는다’는 아이러니한 설정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효과적인 코미디였다. 이런 점을 감안할때 ‘가문의 영광 3: 가문의 부활’은 아쉬운 영화다. 작품성 논란을 떠나 영화가 주는 재미가 전편에 한참 미달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1편의 설정을 모두 해체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했던 2편과 달리 전편의 내용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진행된다. 검사 며느리 진경(김원희)이 가문의 새로운 일원이 되면서 조직폭력배 생활을 청산하고 새 삶을 시작한 홍덕자 여사(김수미)와 그의 아들들. 김치회사인 ‘엄니손식품’을 설립한 홍씨 가문은 바람둥이 남편을 지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 끝에 익힌 홍여사의 손맛으로 홈쇼핑계를 평정하며 ‘일등 김치회사’로 떠오른다. 이런 홍여사 밑에서 그의 세 아들인 인재(신현준), 석재(탁재훈), 경재(임형준) 형제는 새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도 잠시. 전편에서 인재를 견제하며 꾸민 음모 때문에 감옥에 갇혔던 명필(공형진)이 어린이날 특사로 풀려나서 복수의 계획을 시작한다. 명필의 음모로 위기에 빠진 가문은 삼형제와 두 며느리 진경, 순남(신이)이 합심해 가문의 부활을 시도한다. 조폭코미디와 가족코미디의 기묘한 화학작용으로 독특한 불량식품 같은 맛을 발산했던 전편들과는 달리 ‘가문의 부활’은 두 가지의 코미디 코드가 따로 논다. 이는 영화의 기둥 줄거리가 두시간이라는 영화의 길이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하나의 큰 줄거리를 가지고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결합시켰던 전편들과는 달리 ‘손씻은 조폭가문이 김치공장을 차린다’라는 3편의 설정은 한시간 정도의 내용만을 채우기에도 버겁다. 영화는 모자란 시간을 회상신으로 메꿔 놓는데 대부분의 장면은 재미를 주기보다는 줄거리 흐름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것이 엄청난 길이를 자랑하는 ‘댄스배틀’ 장면. 1980년대의 나이트클럽에서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주인공들이 서울에서 온 춤꾼들과 대결하는 장면은 영화의 맥락에 어울리지도 않으며 그다지 관객에게 큰 재미도 주지 않는다. 그나마 칭찬해줄 수 있는 것은 김수미와 탁재훈의 빛나는 연기다. 오랜 연기연륜을 통해 욕쟁이 큰마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김수미와 3편에서 부쩍 비중이 커진 탁재훈의 개인기에서 비롯된 코믹연기부분에서는 대부분 웃음이 터진다. 만일 ‘가문의 부활’이 ‘가문의 부활’때처럼 악평을 뚫고 흥행에 성공한다면 그 공은 이 두 사람에게 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