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이세돌의 화려한 감각

제4보(38∼52)



이영구는 실전보의 백38로 받았다. 우상귀의 흑진이 집으로 굳어지는 것을 방지한 수였다. 그러나 흑39가 놓이자 중원쪽 흑세는 더욱 막강하게 되었다. 백40은 그 흑세의 확산을 막자는 수. 흑43으로 좌상귀를 엄습하자 이영구는 군말없이 백44로 받아둔다. 상대로하여금 한껏 기분을 내게 허용하고 있다. 바둑은 최후에 가서 집이 조금이라도 남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신념으로 침착하게 집을 챙기고 있다. 백46은 상변에서 보여준 삭감의 요령과 똑같다. 가장 부드러운 방식으로 흑진이 부푸는 것을 막고 있다. 이영구의 주문은 참고도1의 흑1로 뛰어나와 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백2에서 4로 싸워나갈 예정이다. 그 코스는 흑이 재미없다고 보고 이세돌은 여기서 한참 뜸을 들였다. 우선 흑47로 응수를 타진해 본다. 이영구는 백48로 참는다. 어떤 방식으로든 흑이 활용하려 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웅크림이다. 이때 이세돌의 흑49가 떨어졌다. 그 순간 사이버오로 생계 사이트에 목진석9단이 올린 글자는 딱 두 글자였다. "히야." 계속해서 목진석은 글자로 말했다. "저 같은 둔재로서는 평생 가도 착안하지 못할 화려한 감각입니다. 하지만 선악은 아직 말할 수가 없군요." 흑51이 놓이자 흑49를 둔 이유가 밝혀졌다. 이세돌은 참고도2의 백1을 주문한 것이다. 그것이면 흑2,4로 싸워나갈 심산이다. 미리 둔 흑49는 축머리였던 것이다. 그것을 확인한 이영구는 백52로 슬그머니 적의 예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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