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서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연쇄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12명이 아닌 14명으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경찰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작년 1월14일부터 올해 1월1일까지 마포와 서대문, 남대문,용산에서 발생한 12건의 성폭행사건이 동일인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DNA)감식 결과를 1월 중순 전달받았고 이는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하지만 국과수가 1월5일 서대문, 1월10일 마포에서 발생한 성폭행사건의 범인도앞서 발생한 연쇄성폭행 사건의 범인과 동일하다는 결과를 지난달 2일 통보했으나경찰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마포서는 지난달 21일 중간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12건의 사건에 대해서만 설명했고 이후 수시로 "연쇄 성폭행 사건이 더 없느냐"는 질문이 계속되는데도 시종일관 "없다"고 거짓말을 해왔다.
이달 6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 한 하숙집 성폭행사건 발생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곤욕을 치른데 이어 10일 마포구 공덕동에서 같은 사건이 또 일어나자 사건 담당자는 서장을 비롯한 지휘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금형 마포서장은 이에 대해 "이달 초 발령받아 잘은 모르겠지만 2건의 연쇄성폭행사건이 추가로 확인됐을 때 대외적으로 공개할 여력이 없었던 것 같다. 보고누락부분에 대해서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1월 말부터 경찰이 하루 100여명의 수사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대전 연쇄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10여년 만에 잡혔던것처럼 장기 미제사건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 마포에서 성폭행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연쇄 성폭행사건에 수사력을집중하는 바람에 치안 공백이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주민들은 "문을 잠가도 창문을 깨고 들어온다니 혼자 집에 있기 무섭다", "금방 잡는다더니 집값 떨어지는 게 아니냐", "12명이라던 피해자가 14명인 걸 보면 더 있는게 아니냐"며 치안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