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재산을 지켜줄 사람들은 직원입니다. 직원들이 쓰러지면 주주도 쓰러집니다. 살림하면서 알뜰살뜰 모은 돈도 사라지고 맙니다.』당연한 말. 그러나 이것이 최근 반토막에서 세토막이 난 인터넷 기업의 주주들을 향한 한 주부의 호소라면 의미는 달라진다.
지난 25일 온라인 광고 사이트인 보물찾기(WWW.BOMUL.CO.KR)를 운영하는 인츠닷컴(대표 이진성·李鎭成, WWW.INTZ.COM)의 게시판에 한 주부가 글을 올렸다. 「직원들에게 보약 지어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자」는 제안과 함께.
주인공은 차광미(32) 주부. 인터넷 주가의 폭락으로 글로 옮길 수 없는 온갖 욕설과 『미치겠다』로 채워지는 보통 업체의 게시판에서는 볼 수 없는 이같은 「파격적인」 제안의 배경은 뭘까.
『직원들이 건강해야 우리도 건강해진다. 직원들에게 보약 보내기 운동을 펴기로 했다』는 게 차씨의 설명이다. 이 호소가 먹혀들었다. 3일만에 60여명이 200만원을 내기로 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차씨는 이 회사 주식 20주를 12만원에 샀다. 액면 분할을 거쳐 현재 보유한 주식은 200주. 인츠닷컴의 주가는 현재 6,000∼6,500원선. 아직은 손해다. 그러나 차씨는 「욕」이나 「질책」보다 「격려」를 택했다.
이진성 사장은 『주주들에게 감사한다』며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다양하고 안정된 서비스로 주가를 올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인츠닷컴은 지난해 중국 IT(정보기술) 업체인 금황원과 합작기업인 신성시공을 설립, 국내 최초로 중국어 포털사이트 「Z시대」(WWW.Z000.COM.CN)를 오픈했다.
사이트 개설 3일만에 5,000명의 회원이 가입하고 하루 방문자가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으로 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18개 기업으로 부터 4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전자상거래·엔터테인먼트·개인 맞춤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주들이 마련해줄 보약이 주가를 끌어올릴 보약이 되리란 믿음을 갖고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임직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정민정기자JMINJ@SED.CO.KR
입력시간 2000/04/28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