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금리하락에 대선겹쳐… 내년 경제운용 차질
올들어 계속되고 있는 원화환율과 금리 하락세로 하반기 경기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연말 대선 등 정치일정까지 겹쳐 하반기 세수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세금징수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9.7% 가량 세금징수액을 늘려잡아 내년도 경제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2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내국세와 관세를 합친 국세 징수실적은 내국세 47조6,718억원과 관세 3조1,940억원 등 모두 50조8,658억원으로 올 세입예산 103조328억원의 49%로 나타났다. 예산 대비 세수실적은 내국세(예산 95조7,798억원)와 관세(7조2,530억원)가 각각 49.7%, 44%에 그쳤다.
상반기 내국세 징수실적은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부가가치세와 법인세 등의 징수가 호조를 보여 비교적 괜찮았지만 문제는 하반기다. 환율하락의 영향이 세수확보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다 대선을 앞두고 세무조사 강화 등 무리한 징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손영래 국세청장도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상반기 세수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7%에 비해 다소 부진하다"며 "최근 금리 및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2002년도 세입예산 달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이 하반기 세수확보를 불투명하게 보는 이유는 부가가치세 수입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수입분 부가세가 환율하락으로 크게 줄어드는데다 금리하락으로 개인과 법인의 이자소득세 징수도 신통찮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7월 부가세 확정신고와 8월 법인세 중간예납, 10월 소득세 중간예납 및 부가세 신고분의 세원을 중점 관리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 예산 대비 44%에 그친 관세의 하반기 세수전망은 더 어둡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올 세입예산을 짤 때 수입액을 1,760억달러로 책정했지만 올해 수입은 많아 봐야 1,550억달러에 그칠 전망인데다 환율도 달러당 1,300원에서 1,100원대로 떨어져 세입예산을 달성하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은 708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되레 2.4%가 줄었다.
권구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