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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후계 분쟁] 신격호의 거세지는 '차남 공격'… 신동빈측 "밀실에서 계속 왜곡"

/=연합뉴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이번 경영분쟁의 열쇠를 쥐고 있지만 그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의문은 여전하다.

지난 7월31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공개한 녹음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전혀 어려움 없이 대화를 나눈다.


또렷한 목소리로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 등의 근황을 묻고 자신의 뜻과 다를 경우 격앙된 어투로 지시 사항을 전하기도 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뿐만 아니라 친족들 대부분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가 밝히고 있다는 점도 근거가 된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은 7월31일 김포공항 등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고 못 박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 역시 아버지의 건강이나 판단 능력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공개된 녹음의 내용을 따져보면 다소 어색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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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직접 신동빈 회장과 쓰쿠다 사장의 해임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은 녹음에서 "쓰쿠다가 무슨 일을 하고 있냐"고 재차 묻기도 한다.

자신이 해임을 지시한 사실을 잊은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쓰쿠다 사장을 해임시킨 후 "잘 부탁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다른 데 가서도 잘하라는 의미"라고 덧붙이지만 롯데 관계자들 다수가 이에 대해 "설명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 롯데는 최근까지만 해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매일 제2롯데월드의 사업 현황을 보고 받는 등 건강과 판단 능력이 정상적이라고 밝혀왔지만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고령으로 거동과 판단이 어렵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한국 롯데 계열사의 고위 임원 다수도 이같이 밝히고 있다.

한국 롯데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공개한 녹음이 "가치가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 롯데의 한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이 흐려진 상태인데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인사들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외부 인사들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따로 진위 여부를 분석해볼 필요조차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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