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입각 한달 鄭통일·金복지 "꼬이네…"

각각 남북장관급 회담무산·감기약 파동등<br>동시다발 악재속 위기관리능력 시험대 올라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동반입각한지 한달 만에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이들은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하면서 함께 입각했으나 최근 비슷한 시기에 일이 꼬이면서 위기관리 능력과 행정력을 검증 받아야 하는 준엄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정 장관은 3일로 예정돼 있던 제15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북측의 거부로 무산되면서 허탈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 장관으로서는 이번 장관급 회담이 사실상의 ‘데뷔무대’로서 스스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나름대로 충실하게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원-정세현 전 장관을 만나 경험담을 들은 것은 물론 10일 전부터는 날마다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 들러 회담준비에 만전을 기해 왔다. 통일부 주변에서는 “2000년 이후 1~14차 장관급 회담회의록을 모두 욀 정도로 장관이 준비에 열성적이었다”는 말이 흘러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회담날짜가 다가오면서 김일성 주석 조문 논란이 불거지고 탈북자들이 대거 입국하면서 정 장관의 데뷔무대가 엉망이 돼버린 것이다. 김 장관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불량식품 문제에 이어 검찰에 의해 부적격 혈액 유통사건이 적발되더니 최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감기약 시판 금지를 둘러싼 유착 의혹이 드러나는 등 연일 불미스러운 일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김 장관은 3일 ‘대국민사과’를 했고 5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에 불려나가 여야 의원들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아야 할 형편이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권을 향해 뛰고 있는 두 장관이 혹독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면서 이들이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진짜 ‘용꿈’의 주인공이 가려질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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