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소비심리 위축·특소세 인상 등 겹쳐/가전 품목당 7∼25%·차 올보다 20%이상 하향자동차·가전 등 주요 내구 소비재업체들이 경기불황에 따라 내년도 내수판매목표를 올해보다 크게 줄여잡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에 따른 경기하락과 소비심리위축, 에어컨 등 일부 가전제품에 대한 특소세 인상 등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내수판매가 내년에도 회복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전자업계=LG전자는 TV·세탁기·에어컨·VCR·냉장고 등 주요가전제품의 내년도 목표를 올해보다 7∼25%가량 줄여 책정했다. 특히 에어컨의 경우 내년 판매목표를 40만대로 올해보다 25%가량 줄였다.
삼성전자도 곧 각 사업부별 독립채산제 및 모빌오피스제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과 함께 내년도 내수목표를 시장상황에 맞춰 전면 재조정할 계획이다. 삼성은 판매가 부진한 전자레인지·냉장고, 특소세가 인상되는 에어컨의 판매목표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올해 가전시장이 상반기의 에어컨 판매호조에도 불구, 하반기들어 전제품의 판매가 줄어들면서 전체적으로는 지난해보다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전업계는 내년에도 이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기름값 인상, 특소세·부가가치세 등 각종 세금 인상과 이에따른 소비심리위축 등 악재가 겹치자 내년도 판매목표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국내최대자동차 메이커인 현대는 내년 판매목표를 올 추정치보다 26% 정도 줄여 잡고 무이자할부판매, 밀어내기 등 시장확대위주 정책을 중단하고 수익위주 경영을 기본방침으로 정했다. 대신 수출은 올해 60만대(KD제외)보다 20%정도 늘어난 72만대로 잠정 결정, 수출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대우와 기아는 시장상황이 워낙 유동적이어서 내년 목표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우는 IMF구제금융 신청이전인 지난 10월말 내수 판매목표를 44만2천6백대로 정했으나 현재 수정작업에 들어가 30만대선으로 줄여잡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기아도 당초 46만대의 의욕적인 목표를 설정했으나 이를 전면 조정중이다.
한편 내년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은 올해 추정치 1백53만대보다 20% 정도 줄어든 1백22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추정치도 지난해(1백64만대)보다 6.7%가 줄어든 것으로 자동차 내수판매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80년 이후 17년만의 일이다.<이용택·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