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故 한주호 준위 아들, 초등학교 교사 됐다

한상기씨 안골포초등교 부임

'해군특수전여단(UDT)의 전설'로 불렸던 고(故) 한주호 준위의 외아들 상기(26)씨가 이달 1일부로 경남 창원 안골포초등학교에 부임했다. UDT 소속이었던 고 한 준위는 지난 3월 서해상에서 침몰한 천안함 승무원들을 구조하러 나섰다 순직했다. 부친을 잃고 처음으로 추석을 맞는 한씨는 육군1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중위로 근무하다 6월30일자로 예편했다. 한씨가 부임한 안골포초는 고 한 준위가 근무했던 UDT와 같은 옛 진해시(현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하고 있다. 한씨는 "지난해 추석 때 '지금은 할아버지 차례상만 차리는데 이 다음에 큰아버지나 내가 죽으면 우리 집안 명절 차례상이나 제사는 종손인 네가 책임져야 한다'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아버지를 추억했다. 그는 새내기 선생님이라 학교생활에 적응하느라 한창 바쁘지만 추석이 다가오면서 애써 덮어뒀던 천안함 사고 당시의 기억들이 떠오른다고 했다. "가족들과도 그때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는다. 가끔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하면 그때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한씨가 담당하고 있는 5학년8반 학생들도 자신들의 담임이 고 한 준위의 외아들이라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가끔 수업시간에 군함 사진이 나오면 "천안함이랑 비슷하게 생겼다"고 말하는 게 전부. "그동안 천안함과 관련한 뉴스도 잠잠해졌고 나도 굳이 그 당시 일들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는 한씨는 "다음주가 추석인데 천안함 침몰로 희생된 장병들의 유가족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떠난 사람의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지만 같이 힘을 내서 이겨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씨 가족과 일가친지들은 이번 추석에 고 한 준위가 잠들어 있는 국립 대전현충원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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