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있는 기업 가운데 자선사업에 기부한 적이 있는 곳이 10만개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중국에 등록된 기업 수가 1,000만개를 넘는 다는 점을 감안하면 99%가 자선사업에 참여한 적이 없는 셈이다. 일반인들의 자선 인식도 희박하다. 1인당 자선성금 액수가 지난 98년 1달러(8위안) 수준에서 2000년에는 1위안으로 급감했고, 이 같은 추세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업 수가 늘어나고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데도 남을 돕는 일에는 더 인색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리는 것은 정보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기업의 대부분은 ‘참여하고 싶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몰라 못하고 있다’고 답한다.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서 못한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그 해답을 ‘중국삼성’이 내놓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삼성은 지난해부터 중국 오지에 소학교를 건립하는 ‘희망소학교 지어주기’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현지법인과 농촌 마을을 자매결연해 지원하는 1심1촌(1心1村)운동, 개안(開眼)수술 지원, 환경보호 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펼치고 있다. 단지 생색만 내는 기부로만 그치지 않고 방법론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삼성의 이 같은 활동은 중국 언론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광명일보 등 유력 언론들이 중국삼성의 사업을 거울 삼아 자선사업의 중요성을 중국 전역으로 전파하고 있다.
1일 중국의 고도인 시안(西安)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츠수이전(赤水鎭) 소학교 건립사업 취재 현장에서 만난 중국 언론사의 한 기자는 “돈만 내놓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박근희 사장을 비롯한 모든 임직원들이 직접 참여해 사랑과 나눔의 미학(美學)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는 삼성의 활동이 중국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 활동을 중국 자선사업의 교본(敎本)으로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중국삼성의 활동이 한 기업의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있다. 다른 한국 기업들의 동참을 유도해 중국 사회를 리드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잇따라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 불고 있는 반(反)외국자본 정서로부터 벗어나 중국에서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