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KEB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출신 잘나가네

노조-회사 전략수립 경험·추진력 갖춰 김지성 비서실장 '깜짝 발탁' 뿐 아니라

황종섭 부행장, 황인산·권태균 전무 등 노조위원장 출신들 주요 임원자리 맡아

일류은행 도약 다짐하는 KEB하나은행, 함영주(앞줄 가운데) KEB하나은행장 등 임직원들이 지난 4일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출범 리더 워크샵'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일류 은행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KEB하나은행

지난 1일 KEB하나은행 출범식장에서 참석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바로 신임 행장 비서실장 인선이었다. 바로 외환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김지성씨가 비서실장으로 깜짝 발탁된 것. 의외의 인선이라는 세간의 시선과 달리 KEB하나은행 임원들의 표정은 담담했다. 이미 노조위원장 출신들이 하나금융의 주요 임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6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황종섭 부행장, 황인산·권태균 전무, 정성철·이태수 본부장, 김인환 하나생명 사장 등은 모두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이 중 이태수 기관영업본부장은 피합병 은행인 서울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하나금융 임원 중 가장 최근까지 노조 활동을 했다. 이 본부장은 2002년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한 후 3년간 각각 운영됐던 하나은행과 서울은행 노조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02년부터 3년3개월간 서울은행 노조위원장으로 일했으며 지난해에는 하나은행 내부평가에서 1등을 차지해 '전국경영평가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이 본부장은 전산 프로그램 개발 부서에서 10여년 동안 일해 영업 현장 경험이 다소 부족했지만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현장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또 다른 피합병 은행인 보람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는 '영업통'으로 알려진 황종섭 하나은행 영남영업그룹장과 지점장으로만 15년을 일한 베테랑 정성철 경기남부영업본부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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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노조위원장 출신들도 KEB하나은행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황인산 전무는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1991년 공식 출범한 하나은행의 첫 노조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황인산 전무는 낙하산 인사 배격에 적극 나서는 등 사측과 건강한 줄다리기로 하나은행이 조기에 안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인산 전무는 노조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는 일선 지점장 등으로 일했으며 기업영업담당(RM) 지점장으로 일하던 당시에는 '2000년 경영대상'을 수상한 실력파이기도 하다. 최근 2년간 외환은행 전무로 일하며 "외환은행 출신보다 더 외환은행 사람 같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융화력이 뛰어나다.

하나은행 3대 노조위원장 출신인 권태균 전무는 하나은행 전략기획팀장과 하나금융 경영지원실 담당 전무로 일했으며 통합은행에서는 경영기획그룹을 이끌고 있다.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을 이끈 1등 공신으로 사내에서는 '전략통'으로 통한다. 김인환 하나생명 사장의 경우 하나은행 2대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충청은행과 보람은행 인수 당시 통합 총괄팀장으로 일했으며 이후 하나지주 전략기획실 부사장을 역임했다.

노조위원장 출신의 한 임원은 "회사와 대화하고 또 노조원들의 설득했던 경험들이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됐던 것 같다"며 "무엇보다 노조와 회사의 관계 설정 등을 고민하며 전략 수립을 했던 것들이 임원이 된 후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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