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율 연이틀 상한가 폭등

◎하룻새 20원올라 1불=963/은행 환전창구 대소동/수출입결제차질 등 부작용외환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일부 은행창구의 환전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수출입거래가 지연되는 등 부작용이 곳곳에서 빈발하고 있다. 29일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이틀째 가격상승제한폭까지 폭등, 30일 고시되는 기준환율은 단 하루만에 20원30전이나 오른 달러당 9백63원10전으로 결정됐다. 특히 이날 외환시장은 개장한지 32분만에 가격제한폭인 9백64원까지 치솟으면서 사실상 거래가 중단됐다. 상한가에라도 사겠다는 매입주문만 쏟아진 반면 매도물량은 전무했던 것이다. 원화환율 상승세가 워낙 거세다보니 거래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 일선창구에서도 달러를 사겠다는 개인 및 기업과의 마찰이 빈번했다. 시중은행들은 이날도 5차례나 대고객매매환율을 재고시했고 1만달러 이하의 소액환전만 일부 취급했을 뿐 1만달러 이상의 거래에 대해서는 실수요증명서를 반드시 제출토록 하는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며 환전 자체를 기피하는 모습이었다. 또 무역업체들의 수입계약 체결이 지연되는가 하면 동남아 무역상들이 잇따라 수입오더를 취소하는 등 기업들의 수출입상담도 혼선을 빚고 있다. 특히 원자재 수입업체들은 환율급등으로 수입상품의 국내 출고가를 10% 이상 인상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데도 불구하고 내수경기부진으로 섣불리 출고가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통화지표가 안정세로 돌아선데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환율전망은 무의미하다』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환율전문가들은 특히 『이같은 추세라면 환율이 1천원선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추가폭등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29일 기준환율이 9백60원대로 결정된만큼 30일 또다시 가격상한폭까지 오른다면 9백81원선을 넘어설 것이며 이는 곧 「1달러=1천원시대」의 진입을 구체화시키는 단초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외환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환전창구의 마찰, 수출입거래의 차질 등 기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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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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