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은 '부총재 인사' 결국 내홍

金총재 외부인사 추천<br>노조 "출근 저지" 반발

15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로비에 외부인사 부총재 추천을 반대하는 노조의 대자보가 붙어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내부인사를 부총재로 추천하는 관례를 깨고 외부인사 출신을 1순위로 청와대에 추천했다. /이호재기자

한은이 인사문제를 놓고 깊은 내홍에 빠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부총재로 사실상의 외부 인사를 중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한은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


김 총재는 참신한 인물을 발탁하는 등 파격인사를 시도하고 있지만 한은 노조는 안살림을 책임질 부총재 자리는 당연히 한국은행 출신이 맡아야 한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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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노동조합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의 김준일 경제연구원장이 차기 부총재로 추천된 것과 관련해 15일 성명서를 내고 "총재ㆍ감사에 이어 부총재마저 외부인사로 채워진다면 중앙은행의 독립성ㆍ자주성은 더욱 흔들릴 것"이라며 "철회하고 재추천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김 총재가 정부와 정책조화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더니 급기야 물가폭등 책임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번 부총재 추천은 국민과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줌으로써 한은 위상을 추락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부총재가 금통위원을 겸하면서 내부 경영을 총괄하는 위치인 만큼 한은의 역사와 조직 문화를 이해하고 직원 정서를 체득하고 있어야 직무수행이 가능한 자리"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특히 일련의 사태가 중앙은행 조직장악을 위한 정부의 사전포석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했다.

배경태 한은 노조위원장은 "만약 부총재 추천이 이대로 이뤄지면 향후 1주일간 직원 설문조사를 거쳐 결과를 발표하고 집회, 농성, 출근 저지 등의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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