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의 100년 아성이 무너지는가.’ 1919년 뉴욕 증시에 상장 된 코카콜라가 세계 음료업계의 왕좌를 처음으로 펩시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십년 전 코카콜라의 절반에도 못 미치던 펩시의 시가총액이 코카콜라의 턱밑까지 차 올라왔으며 다음달엔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코카콜라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8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지난 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오전장 주가 기준으로 코카콜라의 시가총액은 1,007억8,000만달러로 펩시의 983억2,000만달러보다 불과 24억6,000만달러 많다. 코카콜라 주가는 네빌 이스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이래 18개월간 17% 떨어졌지만 펩시 주가는 같은 기간 11% 올랐다. AWSJ은 이 같은 양사의 엇갈린 주가흐름을 고려할 때 다음달쯤 펩시의 시가총액이 코카콜라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코카콜라가 청량음료를 넘어선 사업다각화에 실패한데다 마케팅활동을 소홀히 한 결과 펩시의 추격을 허용했다고 분석했다. 현재 펩시는 프리토 레이의 감자칩 등 스낵 부문에서 전체 이익의 절반 가량을 올리고 있다. 반면 코카콜라는 지난 1990년대 전세계적인 사업확장과 바틀링 거래로 막대한 이익을 올린 이후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스델 회장도 코카콜라의 전임 경영진이 단기 수익에 집착해 마케팅 비용을 삭감했으며 비탄산음료 개발에도 뒤쳐졌음을 시인했다. 이스델 회장은 또 5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현금을 사업다각화를 위한 대규모 기업인수에 사용할 의도가 아직 없다고 밝히고 있다. 코카콜라는 이미 내년 수익 전망을 하향조정 했지만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핵심시장인 서유럽ㆍ인도ㆍ필리핀 등지에서 매출이 급격하게 줄고 있고 달러강세도 수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대 현지생산업자(보틀러)인 남미 업체들과도 콜라 농축액 가격인상을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코카콜라는 이 같은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신제품 출시로 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코카콜라는 내년 전세계 광고 캠페인 슬로건을 ‘코크의 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come to the Coke side of life)’로 정했고 커피 추출물이 들어간 ‘코카콜라 블랙’을 내년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컨설팅업체인 베브마크 LLC의 톰 퍼코 사장은 “현재 코카콜라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다이어트 콜라나 에너지음료 모조품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