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세이프웨이클래식은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첫날 7언더파를 치면서 공동 3위에 올랐을 때는 대회 2연패도 자신이 있었는데 2라운드부터 퍼트가 생각대로 안 되더라구요. 캐디인 숀과 퍼팅라인에 대해 충분히 논의한 뒤 스트로크를 했는데도 볼이 홀인 되지 않는 경우가 너무 잦았어요. 처음에는 '어, 이상하다'하다가 나중에는 화까지 나더라구요. 그래서 오늘은 퍼트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퍼팅을 잘 못하고도 퍼트 이야기를 한다고 나무라지 마시고 한희원과 함께 하는 연습이라고 여겨주세요. 제가 배워 평소에는 잘 해왔던 내리막 퍼팅에 대해 말씀드릴께요. #퍼팅은 감각의 싸움입니다. 그린 잔디의 길이나 시간 차이 등에도 커다란 영향을 많이 받죠. 그 중에서 그린 기울기는 스트로크할 때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요소 중 하나랍니다. 보통 내리막 퍼트는 골퍼 대부분이 싫어하는 상황입니다. 스트로크 세기를 조절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오르막일 때는 옆 경사가 다소 있더라도 무시하고 강하게 때리면 성공 확률이 높지만 내리막 경사는 옆으로 얼마나 기울어 있는지를 신중하게 살피고 스트로크 세기를 정해야 합니다. 특히 저희 LPGA투어 대회장에서는 자칫 잘못해 '툭'쳐버리면 컵을 한참 지나갈 수도 있답니다. 그린이 상당히 빠른 편이거든요. #내리막 퍼팅의 세기 조절을 어떻게 할까요. 알려진 방법만 해도 여러 가지입니다. 퍼터의 앞 끝으로 치거나 평소보다 퍼터를 조금 들어 올려 볼의 중간 윗부분을 치는 것 등이죠. 그러나 이런 방법은 실수를 했을 때 감수해야 할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답니다. 그리고 연습을 꾸준히 해야만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제 방법을 말하려고 합니다. 저는 스윙 크기를 조절합니다. 즉 폴로스루를 줄이는 거죠. 그냥 짧은 거리라고 생각하고 스트로크를 한답니다. 전에 롱 퍼트에 대해 말씀 드렸을 때 폴로스루를 크게 하라고 했던 것 기억나세요. 내리막 퍼트일 때는 먼 거리라도 폴로스루를 크게 할 필요가 없답니다. 볼 위치나 그립, 퍼팅 리듬 등등은 변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냥 거리를 경사도에 따라 줄여서 생각하세요. 내리막이 심하면 절반까지 줄이셔도 됩니다. 짧은 거리에서 퍼트를 하는 것처럼 백스윙과 폴로스루의 크기를 맞춰 주세요. 그러나 폴로스루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좀 위험합니다. 내리막임에도 불구하고 밀어주는 힘이 너무 약하면 홀 앞에 멈춰 설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반대로 폴로스루가 너무 크면 강하게 컵 뒤를 맞고 튕겨 나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내리막 경사에서 퍼트를 할 때는 그린의 기울기를 고려해 가상의 홀을 확실하게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진짜 홀은 잊고 가상의 홀만 생각하고 퍼트를 해야 합니다. 7m쯤 되는 긴 거리라도 내리막이 심할 경우 4~5m쯤으로 줄여서 생각하는 거죠. #자신의 감각을 믿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치면 짧지 않을까. 혹은 쭉 지나가 버리지 않을까 하는 등의 의구심이 들면 내리막 퍼트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감각을 믿고 치세요. 내리막 퍼트가 홀을 지나치면 다음은 오르막 퍼트이고 또 볼이 굴러간 길이 다 보이겠지만 짧아서 다시 내리막 퍼트를 하게 되면 남는 것은 더 큰 불안감밖에 없다는 점도 유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