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 2분기 반등 전망
PC가격 하락에 수요 회복
반도체 D램 가격은 언제 반등할 것인가.
최근 D램의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반등시기가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격은 이미 바닥권에 들어섰으며 추가적인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삼성전자ㆍ현대전자 등 D램 업계는 PC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 2ㆍ4분기에는 D램가격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전문가들은 "상반기에 일시적인 소폭 상승은 있을 수 있지만 하반기나 돼야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램 가격 비트크로스 발생
이달 중순들어 D램 가격이 제 자리에 멈추거나 약간 떨어진 가운데 64메가 D램과 128메가 D램의 비트당 가격이 역전되는 '비트크로스 현상'이 발생했다.
26일자 가격을 기준으로 북미 현물시장에서 64메가(8(8) SD램 PC100의 가격은 개당 2.74∼2.90달러, 64메가(8(8) SD램 PC133은 2.84∼3.01달러를 유지했다. 128메가(16(8) SD램은 개당 5.60∼5.94달러, 128메가(16(8) SD램은 5.63∼5.97달러다.
이에 따라 128메가의 경우 64메가 두 개를 합친 가격(5.68~6.02달러)보다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D램시장이 128메가로 전환되는 시대를 맞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PC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2ㆍ4분기에 가격 반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하반기에나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 반등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것.
가장 큰 이유는 PC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 관계자는 "PC업체들이 미뤄왔던 업그레이드 작업에 들어가고 PC가격도 크게 떨어져 PC 수요가 2ㆍ4분기에는 회복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19.1달러까지 올랐던 128메가 D램 단품 가격이 6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그만큼 PC가격도 떨어졌다.
특히 인텔이 오는 29일 1기가ㆍ1.4기가급 펜티엄 프로세서의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PC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전망도 이런 분석에 희망을 더한다. 인텔은 1기가급 펜티엄Ⅲ 프로세서를 42% 정도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더구나 D램 업계의 재고물량이 4~5주 정도로 줄어들고 있으며 현대전자 유동성 위기가 가닥을 잡으면서 밀어내기 물량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D램 업체들이 재고를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인텔과 AMD가 가격인하 경쟁에 돌입할 경우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큰 반등은 어렵다는 의견도 많아
LG증권의 구희진 과장은 "D램 가격이 저점을 확인해가는 과정인 만큼 추가적인 하락은 소폭에 그칠 전망"이라며 "D램 업계가 가동율 조정을 통해 재고부담을 피할 것으로 보여 공급측면의 부담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D램의 주요 수요처인 PC시장이 얼마나 살아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의 고정비용 수준까지 떨어진 가격이 비수기인 상반기에 수익을 낼 만큼 크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원가 수준을 회복할 정도의 가격반등이 일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