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고대하던 만남



제3회 비씨카드배 결승5번기 제1국 ○ 구리 9단 ● 이세돌 9단 (2011년 4월23일 서울) 제1보(1∼14) 고대하던 만남 비씨카드사는 운이 억세게 좋다. 전세계의 바둑팬들이 학수고대하던 이세돌과 구리의 결승전이 현실화하다니. 2년 2개월 동안 두 사람은 멀리 서서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저마다 여러 타이틀매치를 치르며 바쁘게 지냈지만 진정으로 원한 승부는 바로 이것이었다. 이세돌은 구리를 만날 날을 기다렸고 구리는 이세돌을 만날 날을 고대했다. 그런데 그것이 마침내 실현된 것이다. 2009년 2월에 치렀던 LG배 결승3번기에서는 이세돌이 2대0으로 완패했다. 그 회전 직후에 이세돌은 휴직계를 내고 자취를 감추었다. 이세돌이 사라지자 놀랍게도 구리 역시 슬럼프에 빠졌다. 중국랭킹1위였던 구리는 4위로 떨어졌고 1위는 콩지에가 차지했다. 이세돌과 구리를 초대하여 10번기를 치르게 하자는 제안이 한국과 중국에서 경쟁적으로 나왔었는데 그것이 유야무야 수그러졌다. 휴직에서 돌아온 이세돌이 작년도 비씨카드배 결승에 올랐지만 상대는 구리가 아니고 창하오였다. 구리는 2회전에서 ‘반집의 수학자’ 안조영에게 패하여 탈락했던 것이다. 이세돌은 창하오를 3대0으로 완봉하고 우승컵을 안았다. 재작년에는 구리가 조한승을 3대1로 제압하고 우승한 바 있다. 이세돌의 흑번이다. 구리의 백6이 서반의 포인트였다. 3선에 웅크리지 않고 4선에 받은 이 수는 흑의 중국식 포석을 의식한 것이다. 참고도1의 흑2로 중국식을 강행하면 백은 3에서 7까지로 두게 되는데 이것은 흑이 다소 고전이라는 분석이 나와 있다. 백8은 흔하지 않은 착상 흑9는 참고도2를 주문한 것인데 구리는 실전보의 백10 이하 14로 외세 취향을 선보였다. /노승일·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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