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노사분규가 14일 회사측의 대폭 양보로 극적으로 타결됐다.
노사는 지난 13일 오후3시부터 영도조선소에서 7차 교섭에 들어가 밤샘교섭과 정회를 거듭한 끝에 이날 오후 마침내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로써 노조가 7월22일 전면파업에 들어간 지 116일, 김주익 노조위원장이 자살한 지 29일 만에 노사분규가 해결됐다.
그러나 이번 타결이 손배가압류 취하와 해고자 복직 등 노조측의 요구안을 사실상 모두 수용한 것이라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노사는
▲노조와 노조간부에 대한 손배가압류(7억4,000만원) 취하
▲고소ㆍ고발 취하
▲노조와 노조원에 대한 민ㆍ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데 합의했다. 또
▲임금 기본급 10만원 인상(1월1일부로 소급적용)
▲생산장려금 100만원(전체 22억원) 지급
▲성과급 100% 지급
▲해고자 복직 등 쟁점사항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회사측은 새로운 쟁점으로 대두된 5년간 무분규 보장도 철회했다. 해고자 복직 부분은 89년 이전 조선공사 시절에 해고된 근로자 3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15명은 오는 12월1일부터 2006년 1월까지 3단계로 나눠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또 최근 2년 동안 노조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해고 및 제반 징계는 모두 철회하기로 했다.
그러나 회사가 앞으로 손배가압류를 하지 않는 등 조합활동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5개 항목의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약속했고 불법행위로 해고된 파업참여자 15명을 복직시키기로 해 법과 원칙준수를 요구한 재계로부터 상당한 비난이 예상된다.
한편 노조는 15일 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후 장례대책위로 전환해 김 노조위원장과 곽재규 조합원의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부터 한진중공업은 정상조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창현기자 chk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