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3월 25일] 남용 LG전자 부회장의 '나쁜 이익' 경계론

남용 LG전자 부회장의 “나쁜 이익은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일시적 외부여건 변화에 따른 실적호조가 기업에 해롭다는 뜻으로 귀담아들을 만하다. 비단 기업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제도 마찬가지여서 정부 경제팀에 좋은 충고가 될 법하다. 남 부회장은 최근 생산현장 방문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익에는 좋은 이익과 나쁜 이익이 있는데 지금은 나쁜 이익을 내고 있는 중”이라며 “나쁜 이익에 만족하면 구조조정 등 변화의 고삐가 느슨해지고 3~4년 후 오히려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LG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5,646억원, 순이익 1조2,224억원을, 올 1ㆍ4분기에 영업이익 2,934억원, 순이익 2,934억원을 올렸다. 외형상으로는 나무랄 데 없는 실적이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이익구조 등 내용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남 부회장은 이를 환율상승과 자회사의 실적호조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사의 실력을 바탕으로 얻은 성적이 아니라 일시적 호재에 힘입은 것으로 거품이 끼여 있다는 이야기다. 외부여건은 기업경영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만 거기에만 의존하는 ‘천수답 경영’으로는 기업의 앞날을 보장할 수 없다. 항상 순풍만 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환경이 악화되면 이익은 줄어들게 마련이고 순식간에 적자로 돌아서기도 한다. 이게 누적되면 회사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기업이 지속 성장을 하려면 어떤 환경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전천후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는 시장 트렌드를 읽는 혜안, 원가절감, 생산성 향상, 기술개발, 적기투자 등이 필요하다.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할 것 없이 경영의 전부문에 걸쳐 끊임없는 혁신과 업그레이드 노력으로 체질 강화를 이뤄나가야 하는 것이다. 새 정부의 경제사령탑은 환율상승을 유도하는 발언으로 최근의 환율급등에 큰 원인을 제공했다. 환율정책으로 성장을 끌어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환율상승은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내성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섣부른 환율정책이 기업과 우리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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