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납품가 깎기' 신종수법 판친다

공구손실비요구·원단 색상등 클레임 제기… 中企엔 큰 부담

최근 경기침체를 틈타 협력사를 대상으로 납품단가를 한푼이라도 더 깎기위한 신종수법이 판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부 주물업체들은 최근 대기업의 1차 협력사로부터 공구손실비 라는 명목을 앞세워 납품가격을 조정하겠다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공구손실비란 1차 협력사가 납품받은 제품을 가공하는데 들어가는 일종의 자재비로 평소보다 필요한 부품이 많이 소요됐다는 이유를 들어 2차 협력업체에 공구손실비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한 주물업체 관계자는 “2차 협력사 입장에선 요구한 조건에 맞춰 품질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도 들어본 적도 없는 공구손실비라는 명목으로 납품가를 깎고 있다”며 “결국 납품가를 내려달라는 의도가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염색업계도 발주업체로부터 원단의 색상이나 마감 처리 등을 트집잡아 작업을 다시 요구받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도의 한 염색업체는 얼마전 발주업체에 물량을 납품했지만 원단의 색상이 당초 주문사양에 비해 미세하게 다르다며 재작업을 요청받았다. 이 회사는 그동안 여러 대의 기계를 사용해 원단을 염색하기 때문에 통상 기계별로 사소한 색상차이가 있기 마련이지만 단 한차례도 반품 요청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한 염색업체 사장은 “평소 같으면 아무 문제없이 납품됐을 제품인데 최근 들어 발주업체에서 일일이 하자를 문제삼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납품가격을 인하하기 위해 재작업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경기 침체이후 과거 아무런 문제가 없던 부분마저 클레임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발주처는 단순히 납품가를 깎기 위해 클레임을 제기하지만 막상 당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배상금액만 수천만원에 달하는 경우도 적잖아 경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경기도 북부에 위치한 염색업체 C사장은 “발주업체들이 납품받은 물량의 판매가 저조하면 협력업체에 전가하거나 값을 깎아 결제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생산공정 자동화로 사라졌던 낡은 관행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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