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 李鍾晟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IMF 외환위기 이후 실직자의 창업을 지원해주기 위해 도입된 이 제도는 실업문제 해결과 생활보장이라는 측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이종성(李鍾晟)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생계형 창업특별보증은 일반국민들의 창업의욕을 확산시키는 한편 실업난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내년 6월 말까지 3조원 정도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李이사장은 특히 『부분보증제도를 점차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앞으로 신용정보 사업을 강화해 기금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李이사장과의 일문일답. _창업보증 실적이 1조원을 넘어섰는데요. 보증 실적이 늘어날수록 사고율이 높아질 텐데 기금의 경영안정성을 생각할 때 걱정도 늘어나시겠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의 성격상 적정한 수준에서 떼일 각오를 하고 있습니다. 생계형 창업보증은 그야말로 생계를 위해 작은 구멍가계라도 운영해보겠다는 사람들에게 보증을 서주는 것이니까 사기만 당하지 않는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업보증으로 벌써 3만6,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겨났는데 이것만으로도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자부합니다. _올해도 기금의 대위변제 규모가 1조원 이상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면서 기업이 살아나고 있는데 대위변제 규모가 줄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보증을 선 기업에 부도가 발생하면 사고조사 등으로 약 6개월 정도 시차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올해 대위변제는 사실 지난해 하반기 기업부도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입니다. 올들어 사고율은 지난해의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2000년부터는 대위변제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_신용보증에서 사고율이 높아도 문제이고 낮아도 문제가 되는데요. 적정 사고율을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적정 사고율이라는 개념이 성립될 수 없습니다. 신용보증기관의 사명은 담보력이 없는 중소기업에 되도록 많이 보증지원을 해주는 것입니다. 경제상황과 정책목적에 맞춰서 사고율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지 적정 사고율을 미리 정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신용보증기금이 이익을 낸다는 것도 우습지 않습니까. _최근 일선지점에서 금융사고가 몇건 발생했는데요. 기금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까. ▲일부 지점에서 브로커와 결탁, 허위서류로 허위 신용보증서를 발급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는 해당직원의 인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 신용보증 제도 자체에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고가 일어나면 제도적 문제는 즉시 개선됩니다. 허위 신용보증서는 일종의 범죄이지 시스템 문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_신용보증기금 직원들이 폭증하는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창업보증 업무를 시작하면서 직원들의 업무량이 3.6배나 늘어났습니다. 반면 인원은 구조조정으로 25%가 줄었습니다. 창업보증 업무의 경우 직원들이 일일이 상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시간이 소요됩니다. 본연의 보증업무를 할 시간이 없어 휴일까지 반납한 직원이 많습니다. 김해 지점에서는 차장 한분이 고객과 상담하던 중 순직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사장으로서 노조의 요구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공공기관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당장 근무여건을 개선시키기가 어렵습니다. 매우 곤혹스럽습니다. _76년 신용보증기금이 설치된 후 신용보증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금이 정부의 뒤치다꺼리나 한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신용보증 제도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된 가장 효율적인 제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보증을 해준 기업이 부도가 나서 기금이 대신 돈을 물어줄 때는 그것이 낭비인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가장 낮은 비용으로 국가경제 전반에 기여하는 제도가 신용보증입니다. 필리핀·인도네시아 등도 신용보증 제도의 부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신용보증을 통한 창업지원은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저렴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용보증제도가 없었다면 중소기업들이 IMF 시대에 살아남기 어려웠을 겁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에 들어간 돈은 3조원입니다. 다른 분야에 들어간 돈과 비교하면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_그래도 신용보증기금으로서는 경영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부분보증제도를 꾸준히 확충해나갈 계획입니다. 부분보증제도는 은행들의 모럴해저드를 예방하고 신용보증기금의 경영도 상당히 안정시킬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는 부분보증제도의 비중을 50%까지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100%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_중소기업에 대한 앞으로의 신용보증 지원대책은 무엇입니까. ▲23일 현재 18만개의 중소기업들이 19조5,000억원의 보증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도 17조3,000억원의 보증이 공급됐습니다. 기금은 올해 중 20조원의 보증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중소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반보증과 특별보증·수출입금융보증·할인어음보증·기술집약보증을 위주로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출중소기업·소기업과 벤처기업에 지원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_최근 ㈜대우의 어음할인을 중단시켰는데요. 대우협력업체 지원약속을 어긴 것 아닙니까. ▲제도적으로 기금과 거래하던 기업이 금융규제자로 등록되면 자동적으로 어음할인이 중단됩니다. ㈜대우의 경우 미쓰비시가 불량거래자로 등록하는 바람에 신규보증이 중단된 겁니다. 대우의 워크아웃이 결정될 때까지 신규보증을 유예시킨 것에 불과합니다. ㈜대우 이외의 다른 대우 계열사는 정상적으로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워크아웃이 결정되는 즉시 정상으로 돌아갈 겁니다. _금융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금융기관들이 신용대출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 경우 신용보증기금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요. ▲금융기관이 100% 신용대출을 한다면 극단적으로 기금의 신용보증 기능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신용보증기금의 역할은 법적으로도 27가지나 됩니다.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이 있는 한 존재할 것입니다. 기금의 양대축인 신용보증 업무와 신용정보 업무를 더욱 가다듬을 생각입니다. 신용보증에서는 이행보증이나 부분보증 등 다양한 업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신용정보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신용정보와 관련, 국내에서 가장 훌륭한 데이터 베이스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신용정보 사업에 기금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적·물적 자원을 신용정보 사업에 집중 투입할 계획입니다. _신용정보 사업으로는 어떤 것을 하고 있습니까.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25만여 기업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업개요·재무·경영자·신용·산업정보 등을 전문 조사요원이 직접 조사, 분석해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에도 신용정보를 띄워 쉽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인터넷 뱅킹·휴대폰 등과 연계한 신용정보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전자상거래를 위한 기반정보로도 활용가치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_기금의 업무를 총체적으로 점검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신용보증기금의 밀레니엄 비전은 무엇인지요. ▲신용보증기금은 지금 「새신보 비전2000」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운동을 통해 기금의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본부에 설치된 비전추진사무국을 중심으로 각 부서에서 선정된 비전리더들이 추진해야 할 과제들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기금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해 21세기 신용경제의 주역이 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_기금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고객들의 자세를 말씀해주십시오. ▲생계형 창업특별보증의 경우 서민들의 호응이 엄청났습니다. 그만큼 신용보증에 대한 욕구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식집약적 중소기업, 전문기술을 가진 중소기업,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는 중소기업이 경제발전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금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직접적인 지원정책에 의지하려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경영자세에서 벗어나 자기신용에 의한 경영관리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담=최성범 금융부장SBCHOI@SED.CO.KR 정리=정명수기자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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