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CIA 고문 보고서 공개에 긴장 고조

민주 "사회적 가치 파괴" 비판

부시 "CIA는 애국자" 적극 옹호

테러 단체 보복 가능성도 제기

9·11테러 이후 미 중앙정보국(CIA)이 자행한 테러 용의자 고문 실태를 담은 미 의회 보고서가 9일(현지시간) 공개된다. 이를 놓고 전현직 정부 간 대립양상이 가열되고 테러단체의 보복공격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상원 정보위원회로부터 보고서 공개 계획을 들었다"며 "공개시점은 전적으로 위원회 몫이며 백악관은 보고서 공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될 보고서에는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유럽 및 아시아의 비밀시설에서 알카에다 대원들에게 가해진 CIA의 고문 실태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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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사흘 만에 1월 구금자에 대한 고문 및 잔혹한 처우를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EO)에 서명한 바 있다. 곧이어 미 상원 정보위는 600만건이 넘는 자료 등을 토대로 이와 관련한 공식 조사에 착수, 총 6,800쪽에 달하는 최종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번에 공개되는 보고서는 CIA의 의견이 반영된 500쪽 분량의 요약본이다.

보고서에는 잠 안 재우기, 독방수감, 모욕감 주기, 물고문, 성고문 등 알카에다 테러 용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다양한 고문행위가 기술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를 공개할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 미 상원 정보위원장은 "가혹한 고문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회적·헌법적 가치를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및 전직 CIA 수장들은 CIA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부시 전 대통령은 CNN에 출연해 "조국을 위해 CIA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며 이들은 애국자"라며 "보고서 내용이 어떻든 그것이 조국에 대한 이들의 헌신을 헐뜯는 것이라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CIA 수장들은 부시 행정부 인사들과 결집해 보고서의 결론에 맞서 행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한편 어니스트 대변인은 "보고서 공개로 전 세계의 미국 시설 및 미국인들에 대한 위협이 커질 수 있다"며 "정부는 지난 몇개월 동안 보고서 공개에 대비해왔고 이미 해외 주요 시설에 대한 안보예방 조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주 말 전 세계 주요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태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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