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떠오른 펀드

간접투자상품인 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금융기관에 개설된 펀드계좌 수는 574만7,000여개로 사상 처음 500만개를 넘어섰다. 2003년 말 364만개에서 1년 남짓한 사이에 무려 210만여개나 늘어난 것이다. 수탁액도 145조여원에서 191조여원으로 증가, 20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증시가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적립식 펀드가 꾸준히 늘고 있어 펀드계좌 및 수탁액 증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여겨진다. 펀드 열풍이라 할 만하다. 이런 현상은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부동자금의 흐름 및 투자패턴의 변화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시중의 부동자금이 미미하나마 증시로 유입되고 있고 투자방식도 그 동안의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단기투자에서 중장기 투자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최대 과제인 국내투자자에 의한 주식수요 기반도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증시가 외국인들에 의해 좌우된 지 오래됐고 최근 들어서는 우량기업의 경영권 위협 및 국부유출 논란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은 국내 투자자들이 증시에 등돌리고, 특히 기관 투자가들이 제 역할을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간접투자와 장기투자가 확산되면 기관들의 주식매수 여력이 늘어난다. 기관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되면 자연히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이것이 다시 자금의 증시유입 요인으로 작용해 증시의 균형적ㆍ지속적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펀드열풍에 우려되는 점도 있다. 펀드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적립식펀드의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는 상품인데도 들기만 하면 큰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는 금융 기관들이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이런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나중에 투자자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다시 투자자들이 시장을 외면하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 펀드가 신뢰 받는 투자수단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금융기관의 신중한 관리와 운용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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