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생존이 먼저" 현대차 노사 위기의식 공감

■ 현대차 노사 '전환배치' 합의<br>생산 유연성 제고위한 양보·동참 분위기 업계 확산될 듯

현대차 에쿠스 생산라인의 대규모 전환배치는 현재의 위기상황에서 생산 유연성 및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사가 뜻을 모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업계가 고객의 욕구 다양화와 자동차산업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탄력적인 생산시스템 구축과 생산인력의 전환배치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업계 노조는 그동안 업무변화로 인한 노동강도 강화와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전환배치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일감이 없는 공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자를 모집해 다른 라인에 투입하는 방식의 미미한 전환배치는 종종 있었지만 단일 생산라인 전체 인력의 대부분이 전환배치된 적은 거의 없었다. 이번 현대차 에쿠스 생산라인의 전환배치 합의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자동차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 속에서 “일단 살고 보자”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작용한 것이다. 실제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위기상황에서 전환배치가 이뤄지지 못하면 공장 간 불균형이 더욱 심화돼 생산 유연성과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안수웅 LIG센터장은 이번 전환배치 합의에 대해 “노사가 위기에 대한 인식을 함께했다”며 “자동차산업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유연성 제고가 가장 시급한 과제인데 전환배치는 경쟁력 제고를 위한 좋은 전략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전환배치 합의가 현대차의 다른 생산라인은 물론 여타 자동차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에서 전환배치를 막아내는 선봉 역할을 해왔던 현대차 노조가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한발 물러섬으로써 다른 자동차 업체들로도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규식 노동연구원 박사는 “고용 유지를 위해서도 전환배치는 불가피하다”며 “생산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물꼬가 터져 다른 생산라인에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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