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진의 할리우드 21]LAFC최우수작 '와호장룡' 선정
소더버그 최우수감독상, 최근 16개부문 확정
주윤발과 미셀 요가 주연한 액션로맨스영화'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이 LA영화비평가협회(LAFAC)에 의해 올해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됐다. 또한 이 작품은 촬영상ㆍ음악상ㆍ프로덕션 디자인 부문에까지 상을 휩쓸어 올해 최고의 작품으로 뽑혔다.
LAFAC는 지난 16일 모임을 갖고 작품과 감독 및 주연 남녀배우 등 모두 16개 부문에서 올해 최고를 뽑았다.
대만 태생의 앙리가 감독한 '와호장룡'은 타이완을 대표해 2000년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출품된 영화다. 그런데 25년의 LAFAC사상 외국어영화가 최우수작으로 뽑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와호장룡'은 오스카 작품상 후보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영화가 LAFAC에 의해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것은 영화가 우수하다는 사실과 함께 올해 미국 영화의 질이 전반적으로 불량해 최우수작으로 뽑을 만한 작품이 없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최우수감독에는 올 봄 빅히트작'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와 27일에 대도시에서 개봉될 마약밀매 스릴러'거래(Traffic)'를 만든 스티븐 소더버그가 선정됐다.
'거래'에는 얼마전 결혼한 마이클 더글라스와 캐서린 지타 존스가 나온다. 그런데 소더버그는 전미영화비평가위원회와 뉴욕영화비평가서클등에 의해서도 올해 최우수감독으로 뽑혀 강력한 오스카상 후보로 부상했다.
최우수 주연 남우로는 대학문예창작과 교수의 중년 삶의 위기를 다룬 드라마 '원더 보이즈(Wonder Boys)에 나온 마이클 더글러스가 선정됐다.
최우수여우주연에는 '에린 브로코비치'에서 변호사사무실에 근무하는 맹렬 여성으로 나와 재벌 회사의 폐수 방류를 고발한 에린역을 활기차게 보여준 줄리아 로버츠.
최우수 조연여우로는 영화 '파고'로 오스카주연상을 받은 프랜시스 맥도만드가 선정됐다.
맥도만드는 영화 '원더 보이즈'와 고등학생의 록그룹 동생 취재기를 다룬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에서의 완숙한 연기로 선정됐다.
최우수조연남우로는 독일감독 F.W. 무르나의의 공포무성영화'노스페라투'(1922)의 촬영과정을 극화한 '흡혈귀의 그림자(Shadow of the Vampire)'에서 '노스페라투'의 주연배우였던 막스 슈렉역을 괴기하고 우습게 해낸 윌렘 다포가 선정됐다.
한편 최우수극본상은 알찬 소품 '날 믿어도 돼(You Can Crent On Me)'로 감독 데뷔하고 글도 쓴 케네스 로너갠에게 돌아갔다. 이 영화는 갑자기 고향에 돌아온 뜨내기 남동생과 그를 맞아 평온하던 삶의 변화를 겪게 되는 어린아들을 혼자 키우는 누나와의 관계를 우습고도 사려 깊게 그린 뛰어난 작품이다.
최우수외국어영화로는 타이완감독 에드워드 양의 3시간 짜리 드라마'하나 그리고 둘(Yi Yi)'이 선정됐다. 이 영화는 중년 남자의 삶의 위기를 통해 인생의 사이클을 조감한 감동적인 작품이다.
최우수기록영화상은 뉴욕지하철 터널 속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마크 싱어 감독의 '어두운 날들(Dark Days)'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생애업적상은 영화 '냉혈', '태양을 향해 쏴라', '마라톤 맨', '테킬라 선라이즈'등을 찍은 원로 촬영감독 콘래드 홀에게 주기로 결정했다.
시상식은 내년 1월17일 웨스트 할리우드에 있는 벨 아지 호텔에서 거행된다.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 미 LA영화비평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