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들에게 「국가 경제」는 강력한 무기이다. 스위스에서 방문한 크레디스위스그룹의 안드레 슈가 대변인도 『은행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스위스」가 안정성(STABILITY)와 우수성(QUALITY)를 의미한다』는 답으로 대신했다. 이름에 쓰인 「스위스」라는 단어가 국가의 신인도를 은행의 신인도로까지 연계한다는 얘기다.코메르츠방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은행 직원들은 『코메르츠방크의 가장 큰 힘은 독일 경제』라는 대답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저런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독일 경제가 아직 괜찮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말이다. 독일 경제가 상당 기간동안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최대라는 「독일 경제」의 상징성은 은행들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고 있는 셈이다.
국제화된 금융 시장에서 유럽의 대형 은행들은 각자의 능력에 더해, 「국가 경제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을 받아 움직이고 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