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스톡옵션 비용처리’ 결정

미국의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가 기업 회계장부에서 스톡 옵션을 비용처리하도록 회계 기준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12일 연이은 회계부정 사건으로 기업의 스톡 옵션을 비용처리해야 한다는 여론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12개월 내에 구체적인 회계 기준을 제정키로 했다. 미국에서는 코카콜라, 월마트등 150개 기업이 스톡 옵션을 비용으로 회계처리하고 있지만 인텔, 시스코시스템스등 정보통신(IT) 업체들은 대부분이 스톡옵션을 비용에서 제외하고 있다. 인텔의 경우 스톡 옵션을 비용처리할 경우 11억7,000만 달러가 비용으로 처리돼 지난해 수익이 38% 깎여 나가게 된다. FASB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IT 업체는 로비 단체를 통해 현행 제도를 유지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바바라 박서 상원의원은 스톡옵션 규정을 새로운 회계준칙에 포함시킬 경우 FASB의 권한을 박탈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CSFB 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S&P 500 기업이 스톡옵션을 봉급으로 평가할 경우 모두 740억 달러가 추가 비용으로 처리되며, 이중 절반 이상이 IT 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옵션을 봉급으로 처리할 경우 2001년을 기준으로 S&P 500 기업의 수익이 21% 하락하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FASB는 회계 준칙을 제정하는 민간 조직으로, 미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 기준을 미국의 회계준칙으로 인정하고 있다. FASB는 95년에도 스톡옵션 비용처리 기준을 만들려고 했지만, 당시에도 기업들과 정치인들의 강한 반발로 무산시킨바 있다. FASB는 에너지 회사 엔론을 비롯, 지난해 연쇄적인 회계부정사건에 대한 반성으로 스톡옵션의 비용처리를 다시 추진하게 됐다. 위원회의 자체 여론 조사에서 기업의 88%가 스톡옵션 규정 제정에 반대하지만, 투자자의 76%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