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민 허리 휘게 하는 세금과 부담금

20%가 넘는 조세부담에 준조세성격의 각종 부담금까지 큰 폭으로 늘어나 국민들의 허리는 휘는 정도를 넘어 부러질 지경이다.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는 등 경기를 활성화해 조세의 수입원을 다양화하든지 불필요한 부담금을 과감히 정비해 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기획예산처가 국무회의에 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거둬들인 각종 부담금의 증진액이 11조4,296억원으로 사상 처음 11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지지난해에 거둔 부담금이 10조415원이었으니 1년 새 1조3,884억원(13.8%)나 늘어난 것이다. 국민 1인당 23만6,666원을 냈고 1년 전에 비해 2만7,826원(13.3%)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국민소득은 2.7% 늘어나는데 그쳤다.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사실 제자리 수준인데 부담금은 국민소득증가율에 비해 무려 5배나 뛴 것이다. 거두기 쉽고 국민저항이 적다고 이렇게 마구 거둬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다. 지난해 국민들이 낸 세금은 1인당 338만4,600원이다. 부담금과 세금을 합해 국민 한 사람이 나라에 바친 돈이 360만원을 넘은 것이다. 국가시책을 위해 필요한 돈을 국민들이 분담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세금과 부담금이 늘어나는 이유가 정부가 살림살이를 잘못해서 빚어진 것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지난해 조세부담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관련세금과 법인세수입증가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재정지출 증가는 정부가 국채발행을 늘리고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측면이 더 강하다. 정부의 헤픈 씀씀이 때문에 국민들만 세금 부담을 지게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국민 한 사람이 지고 있는 빚이 1,290만원에 달했다고 한다. 4인가구로 치면 5,200만원에 가까운 빚이다. 여기에는 아직 걸음마도 못 땐 아이까지 계산한 것이니 가계의 형편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주택투기를 잡는다며 가계대출까지 줄이고 있다. 이 틈을 이용해 은행들은 금리까지 크게 올려 급전이 아쉬운 서민들의 금전적 고통은 이만저만 심각한 게 아니다. 국민들이 ‘세금ㆍ부담금ㆍ이자폭탄’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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