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규병 '386세대의 반란'

최규병(37·사진)9단이 「386세대의 반란」을 일으켰다.최9단은 지난 16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기 맥심배 입신연승최강전 결승3번기 제3국에서 「세계최강의 공격수」 유창혁9단을 꺾고 생애 첫 타이틀을 따냈다. 우승상금 1,000만원인 맥심배는 9단 18명만 참가하는 제한기전이지만 최고단인 9단진이 겨루는 대회라 상징적인 의미가 큰 기전이다. 최규병의 우승은 한국 바둑계에서 여러모로 획기적인 사건이다. 우선 「비4인방」 기사로는 11년만에 처음으로 타이틀 보유자가 됐다는 점이다. 지난달 조훈현9단으로부터 국수 타이틀을 빼앗은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은 객원기사이므로 최규병과는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변방으로만 떠돌던 386세대가 바둑계의 중심으로 복귀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그동안 타이틀 도전기는 「4인방」과 20세 안팎 신예 강호들의 전유물이었다. 80년대 후반 이른바 「조훈현·서봉수 시대」가 무너진 뒤 우리 바둑계는 4인방 시대로 넘어갔다. 당시 최규병과 양재호 9단은 5·6위권을 형성했다. 90년대 후반부터 이들 386세대는 최명훈, 김승준, 윤성현, 이성재, 목진석 등 연구생 출신의 젊은 기사들에 의해 상위권에서 급속하게 밀려났다. 『한국 바둑계에는 40대와 10~20대만 있고, 30대는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최규병은 지난해 입신에 오른 뒤 올초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비록 타이틀 획득에 실패했지만 이창호9단이 보유하고 있는 기성전 도전자로 나서 첫판을 따내는 선전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 94년 박카스배에서 준우승한 이래 5년만에 도전자로 나서 마침내 정상에 오른 최규병. 「386의 자존심」으로 떠오른 그가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입력시간 2000/03/21 16:55

관련기사



최형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