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저격수)'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이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27·KB금융그룹)와의 맞대결 끝에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유소연의 우승으로 교포를 포함한 한국계 여자골프 선수들은 2015년 들어 열린 미국(5개)과 유럽 투어(3개) 8개 대회에서 모든 우승컵을 독식했다.
유소연은 15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 미션힐스GC 블랙스톤 코스(파73·6,420야드)에서 열린 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60만달러)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9타(최종합계 13언더파 279타)를 쳐 박인비(12언더파)를 1타 차로 제쳤다.
지난해 8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통산 3승) 이후 약 7개월 만의 우승이자 유럽 투어 생애 첫 우승. 유소연은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8승을 거뒀으며 2012년 미국 무대에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한 코리안 군단의 주포 중 한 명이다.
최종라운드에서 1타 차 1, 2위로 맞붙은 박인비(세계랭킹 2위)와 유소연(세계 8위)은 절친한 선후배이면서 각자의 별명처럼 강한 멘털(심리)을 갖춘 터라 흥미로운 '집안 다툼'이 예상됐다. 결과적으로 실수를 범하고도 무너지지 않은 유소연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유소연은 6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박인비와 1타 차이를 유지했다. 하지만 7번홀(파4)에서 난관에 부딪쳤다. 티샷이 해저드 울타리를 훌쩍 벗어나 돌 사이에 떨어진 것. 언플레이어블(1벌타)을 선언하고 카트도로 옆 자갈밭에 볼을 드롭해야 했던 그는 세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고 4온 2퍼트로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박인비에 3타 차까지 뒤졌지만 유소연은 포기하지 않았다. 박인비가 8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사이 9번홀(파4) 버디로 1타 차까지 추격한 뒤 11번(파3)과 12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역전에 성공했다. 박인비 역시 강자답게 16번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를 이뤘다. 그러나 유소연은 17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해 기어코 1타 차로 앞섰고 마지막 홀(파5)을 나란히 파로 마치면서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이 대회 2연패이자 지난주 미국 LPGA 투어 HSBC 챔피언스에 이은 2개 대회 연속 '와이어 투 와이어(전 라운드 선두)' 우승을 눈앞에 뒀던 박인비는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줄였지만 유소연의 우승을 막지는 못했다. 초청을 받아 출전한 KLPGA 투어 멤버 안신애(25·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는 이날 3타를 줄여 7위(3언더파)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