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美 부시의 '외교 무능'이 北核을 막지 못했다

[화제의 책] 북핵 롤러코스터 (마이크 치노이 지음, 시사IN북 펴냄)<br>CNN 한반도 취재 기자가 쓴 북핵협상 '인사이드 스토리'<br>알려지지 않은 사건·사실 담아


북한의 핵문제는 롤러코스터다. 공포를 향한 긴장, 극적인 화해, 또 다시 터지는 급전직하의 상황이 반복된다. 한반도 취재경력 30년인 전(前) 미국 CNN 기자가 쓴 북핵협상의 인사이드 스토리다.

한반도 취재경력 30년을 자랑하는 전(前) 미국 CNN 기자 마이크 치노이가 수많은 취재와 증언을 바탕으로 쓴 북핵협상 인사이드 스토리다. 북한의 핵위기는 롤러코스터다. 새로운 갈등과 전쟁의 공포를 향한 긴장, 극적인 화해, 그리고 여유를 찾을 때쯤 또 다시 터지는 급전직하의 상황이 되풀이 돼 왔다. 저자는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만한 중요하고 극적인 일들이 있을 때 마다 현장에 있었다. 남과 북을 드나들며 남북 관계와 한미ㆍ북미 관계, 그리고 북핵 문제를 둘러싼 대화와 대결의 현장을 취재해왔다. 1차 북핵 위기로 긴장이 고조됐던 1994년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김일성 주석과 회동을 갖고 돌파구를 찾았을 때 서방 기자로는 유일하게 동행해 긴박했던 협상 과정을 전 세계에 알렸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1989년 7월 임수경 방북 사건 취재를 시작으로 북한을 15차례 방문했고 두 번에 걸쳐 생전의 김일성 주석을 인터뷰했고, 고(故)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등을 취재했다. 이 책은 그가 한국에 첫발을 디뎠던 1970년대 말 한반도 상황부터 2009년 8월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및 김정일과의 회담까지 기술의 한계가 광범위하다. 특히 제2차 북핵 위기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부시 행정부 내부의 강경파와 실용파의 대결과 갈등, 북한과 미국의 대결과 갈등을 현미경처럼 정밀하게 들여다보며 실체를 추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부시가 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이 양반(this man)'이라고 부르며 의도적으로 수모를 줬는지 비화들을 생생한 증언을 토대로 전달한다. 특유의 필치로 북한 핵을 둘러싼 사태의 전개 과정을 소설처럼 흥미롭게 되살려놨다는 평가다. 게다가 아직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수의 사건과 사실도 드러나 있다. 부시 행정부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손에 넣지 못하게 막는 것을 핵심으로 한 외교 정책을 펼쳐왔음에도 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는가. 그것은 북한이라는 나라를 넘어서는 미국 외교 정책 전반의 실패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는게 저자의 시각이다. 국제 비확산 체제의 붕괴, 이른바 불량 국가의 핵 야망에 대응하는 자세,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핵심 동맹 관계의 파탄, 아시아 지역 내 미국 입지의 잠식, 주요 행위자로서 중국의 국제무대 등장 등이 바로 그런 주제들이다. 저자는 광범위한 취재를 통해 도대체 부시 행정부에서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다룬다. 내부 투쟁, 비일관성, 그리고 외교적 무능으로 통칭되는 대북 정책을 펼친 미국 행정부의 내면을 관련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세밀하게 파헤쳤다. 부시 대통령 재임 중 상당 기간 대북 정책은 체니 부통령, 정책 입안자 로버트 조지프와 존 볼턴, 도널드 럼스펠드를 포함한 국방장관과 그들의 협력자들이 포함된 강경 보수강경파가 주도했다. 하지만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그의 차석 리처드 아미티지, 그리고 훗날의 콘돌리자 라이스와 협상 대표 크리스토퍼 힐 등 대북 완화정책을 지지했던 실용파들도 두드러진 활약을 했다고 책은 전한다. 워싱턴 내부의 관점이 다른 이들의 격심한 논쟁 속에서 한반도의 운명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엿볼 수있다. 한국어판은 저자를 통해 김계관 부상을 비롯해 북한 고위 관계자들에게도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흥미를 돋구고 있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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